[이주의 인물]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입니다. 1978년 LG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1990년 이사대우, 1992년 일본지역본부 이사 등을 거쳐 1995년 LG증권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1999년 LG투자증권 부사장을 지내고 2001년 LG전선으로 자리를 옮겨 2003년 사장, 2004년 부회장에 올랐습니다.
여기까지가 구자열 회장이 LG그룹에서 쌓아올린 이력입니다. 2008년부터 구 회장은 LS그룹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2013년에는 사촌형인 구자홍 LS Nikko 동제련 회장에게 LS그룹 회장직을 승계 받습니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전선과 금속부문 등이 분리·독립해 출범한 대기업이죠.
구자열 회장은 대외 활동도 열심히 했는데요. 2009년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을 시작으로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 민간위원, 제17대 한국발명진흥회 회장, 대한자전거연맹 회장 등을 맡았습니다.
특히 2010년 그룹 계열사인 LS네트웍스를 통해서 신개념 자전거 매장인 바이클로(biclo)를 열었던 것도 이색적이죠. 워낙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는 구 회장의 취미가 사업으로 발전한 사례이기도 합니다. 구 회장은 모터사이클에도 관심이 커서 LS네트웍스가 지난 2007년 케이제이모터라드라는 모터스포츠 관련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구자열 회장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본 것은 앞으로 그가 추진하는 미래 사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 그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새롭게 투자할 자금을 확보 중입니다.
LS그룹의 사업들을 살펴보면 전선·기계·에너지 등이 주력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업들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죠. 특히나 이들 사업의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글로벌 경기가 썩 좋지 않아서 LS그룹은 수년간 성장과 이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었죠. 동시에 LS그룹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지난 10년 사이에 2건이나 진행해 재무 부담이 컸습니다. 2006년 국제상사(LS네트웍스)와 2008년 수페리어 에식스(SPSX) 등을 M&A했었죠.
그래서 신사업을 향해 페달을 밟기 전, 구 회장은 LS그룹의 생존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승부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요즘 주요 계열사들은 막바지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죠. 대표적인 게 LS오토모티브를 매각 추진하면서 약 1조원 규모의 현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을 매각해서 약 4000억원을, LS네트웍스의 일부 사업 정리로 약 300억원을 확보할 움직임입니다. LS그룹이 하반기에 매각하는 자산만 해도 1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계열사 사업 구조조정과 자본 확충 등을 하는 구 회장이 새롭게 LS그룹의 성장동력을 가동하기 위해 투자하는 영역은 스마트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부품 등입니다.
최근 LS그룹은 맥쿼리캐피탈코리아와 태양광발전을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들 사업을 두고 신재생에너지라고 하는데요. 구 회장은 태양광발전소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한국전력과 손을 잡고 일본에서 ESS와 연계한 첫 태양광발전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기존 전력분야의 기술력이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인 겁니다.
여기서 ESS는 대용량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공급하는 시스템인데요. 스마트그리드는 정보통신(IT)기술을 통해 전력 수요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전력공급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전력망을 말하는 거죠. 이렇게 ESS와 스마트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입니다.
구 회장은 전기자동차 부품사업에도 열정적입니다. 내년 초에는 전기차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지주사인 LS EV솔루션도 설립 예정입니다. 폭증하는 세계 전기차 수요에 맞춰 부품사업에 나서는 건데요. 내년부터 LS그룹은 제대로 이러한 미래 사업들을 밀어붙일 모양입니다. 요즘 대기업 동향을 보면 벤처기업처럼 발 빠르게 미래 시장에 대한 도전과 준비가 이뤄지는 모습입니다. 내년에는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들로 한국경제가 올해보다는 활발해질 분위기네요.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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