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복제신약 성공으로 코스닥 1위 질주…초대박 원동력은 ‘뚝심 경영’

코스닥 시장에서 국내 최대 바이오의약 업체인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13조원대로 1위다. 코스닥 전체 시총의 6%를 셀트리온이 차지하고 있는데, 덩치만 봐도 주로 대기업 위주로 상장된 코스피로 편입돼도 무리 없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지난 7월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코스닥에 상장해 현재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올라섰다.
코스닥의 대장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일궈낸 서정진 회장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주 기업 포커스는 서정진 회장이 쌓아올린 성공스토리와 그의 주식가치 그리고 셀트리온이 내년에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에 대해 집중 분석한다.

창립 15주년 셀트리온 신화
지금의 셀트리온 신화를 만들기까지 서정진 회장에게는 우여곡절의 세월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상당히 뜻깊은 한해였을 것이다. 창립 15주년을 맞은 서정진 회장이 처음에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인 바이오시밀러(생물의 세포나 조직 등의 유효물질을 이용하여 제조하는 약)를 선보였을 때 세간의 의구심은 상당히 짙었다.
서정진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도 바이오시밀러 개척자로 통하는데, 해외에서도 2000년대말까지 관련 임상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 시기에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바이오시밀러가 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냐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다국적 제약사가 오리지널의약품 특허권을 토대로 독과점을 형성하는 구조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비싼 가격을 형성했다. 서정진 회장의 바이오시밀러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제품이었던 것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전문용어로 복제약이라고 하는데, 가짜 약을 뜻하는 게 아니고, 대체 가능하면서 대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서정진의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에 있어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을 대표 3종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그래서인지 2002년 창립할 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했으며 특히 미국에 비해 주요 바이오의약품의 특허만료가 빠른 유럽시장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 셀트리온은 출범하자마자 미국 바이오기업 벡스젠과 손을 잡고 VCI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고 여기에 자금과 기술, 영업망을 들여와 공장을 설립하게 된다. 현재 이 공장에서 연간 14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시밀러가 생산되는데 이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생산량이라고 한다.
그러나 셀트리온도 2008년에 터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영향을 직접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사업 구조 자체가 미국기업들과 연대해 글로벌 사업을 펼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가는 글로벌 임상을 유지하는 게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 2008년 8월에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 기업공개를 하고, 주식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최대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시기를 최대 기회의 발판으로 삼은 것이다.
셀트리온은 증시 상장 이후 당시 4곳에 불과했던 코스닥 시가총액 1조클럽 반열에 바로 들어서게 된다. 2009년은 도약대였다. 허쥬마 상품이 글로벌 임상에 착수했고 램시마 상품도 2010년부터 글로벌 임상에 들어갔다. 임상 대상 국가만해도 전 세계 22개국이었으며 100개 지역에서 총 1400명이 넘는 환자가 대상이 됐다.

10조원대 주식갑부가 된 서정진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램시마의 경우 지난 2분기 기준 유럽 시장점유율만 46%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트룩시마라는 또 하나의 바이오시밀러를 들고 유럽 판매에 들어갔으며 유럽연합의 빅5라고 할 수 있는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 판매망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이다.
램시마는 세계 79개국에서 판매된다. 후속 제품인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판매승인을 얻었고 지난 2월 유럽의약품청에서 판매허가를 받아 시판 중이기 때문에 내년 미국 진출 이후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램시마가 지금의 성공신화를 만들게 한 동력원이었다면 유방암 치료제인 허쥬마가 새로운 기대주로 셀트리온의 다음 10년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허쥬마는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출시되는 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다.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경우 샐트리온의 새로운 다크호스다. 오리지널 제품인 리툭산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8조원이다. 내년부터 유럽 전역에 바이오시밀러가 팔릴 수 있고, 미국에서도 내년 하반기엔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가 램시마와 비교해서 트룩시마의 약값이 2배 정도 비싸다. 트룩시마에 날개를 달아주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이 이렇게 불티나게 팔릴수록 주목받게 되는 것은 맨 주먹으로 사업을 시작해 15년 만에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일어선 서정진 회장의 성공신화에 맞춰진다. 성공을 입증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어떻게 받느냐 일 것이다.
서정진 회장은 지금 10조원대 주식 갑부다. 서 회장이 전 세계에서 히트시킨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이 셀트리온의 3종 캐시카우 제품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제품을 생산·개발하는 셀트리온, 셀트리온의 판매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 합성의약품 생산전문기업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 코스닥 3형제로 불린다.
이들 회사의 주가는 올해 정말 눈부신 상승기류를 보여줬는데, 셀트리온의 경우 연초에 10만원대에서 최근 20만원대를 돌파하면서 100%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25조원을 넘어섰는데, 앞서 밝혔듯이 코스닥에서 셀트리온에 대적할 만한 기업이 없다. 셀트리온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코스피에서 시총이 25조원이다. 네이버도 25조원 수준이다. 기업가치를 뜻하는 시총 가격 면에서도 셀트리온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상장했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 2위 시총으로  떠오르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셀트리온의 수많은 제품을 독점으로 판매하는 자회사이기 때문에 동반상승을 할 원동력이 충분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총은 12조원대이며, 코스피에서 이러한 덩치의 기업은 LG디스플레이, 삼성화재 등이다.

2018년 셀트리온의 가능성은
그렇기 때문에 서정진 회장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가치를 합산하면 10조원이 넘게 된다. 10조원의 주식가치를 보유한 사람이 절대 흔하지 않다. 서 회장보다 지분가치가 높은 사람이라면, 결국 대기업 회장들 중에 찾아야 하는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조원 정도 가지고 있는 걸 제외하면 서 회장보다 높은 주식갑부는 없는 듯하다.
그러나 서정진 회장은 운이 좋아서 성공한 케이스라기 보다는 끊임없이 자신의 사업철학을 관철했기 때문에 이런 성공이 가능하지 않았나 본다. 램시마의 경우 개발에 매달린 지 10년만인 2012년부터 수입이 발생했다. 그 사이에 수도 없이 반복되는 임상실험, 각국의 높은 허가 규제, 투자자들과 세간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일도 해야 했다.
서정진 회장은 램시마 단일 제품의 개발비로 2000억원을 사용했다. 셀트리온이 성공한 가장 큰 원동력은 서 회장의 뚝심 경영에 있지 않나 싶다. 셀트리온은 내년에 매출액이 대략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7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조 주식갑부가 된 서정진 회장의 신화는 2000년 이후 한국재계의 성공스토리 가운데 보기 드문 사례가 아닐까 싶다.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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