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 가동…과녁은 ‘수익성·브랜딩’극대화
카카오의 매출은 지난 2016년 1조4600억원을 기록했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매출이 1조42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대략 52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2017년 매출은 1조9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의 연간 매출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고속성장의 발판 속에서 카카오는 CEO를 전격 교체하는 큰 변화를 단행했다. 임지훈 대표가 카카오의 고문으로 물러나고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 체제로 바꾼 것인데, 이는 2년 6개월만에 다시 카카오가 공동 대표체제인 협치의 경영 시스템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임지훈 대표가 오는 3월로 예정된 임기까지 대표직을 수행하고 후임으로 여민수 광고사업총괄부사장과 조수용 공동체브랜드센터장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는 것이다.
일단 카카오는 지난 2014년 10월 다음과 합병하면서 다음카카오 사명으로 이석우와 최세훈 공동대표로 운영됐었다. 이것이 카카오 경영 1기다. 그러다가 불과 1년만에 카카오로 사명을 단일화하면서 2015년 9월 임지훈 대표가 취임을 하면서 카카오 경영 2기를 마련한다.
카카오 1기라고 할 수 있는 이석우-최세훈 공동대표 시절에는 합병된 두 조직의 화학적인 결합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영역을 물색하는 것에 역점을 뒀었다. 그러한 결과로 카카오 경영 1기 시절에 일본을 공략할 카카오재팬이 설립되고 투자전문회사 케이벤처그룹이 생겼다. 또한 카카오택시가 출시되고 카카오내비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록앤롤을 인수했으며 카카오프렌즈도 설립했다.
36세의 젊은 나이를 무기로 카카오 경영 2기를 맡았던 임지훈 대표의 경우, 최대 미션은 2014년 합병된 이후 카카오와 다음의 사업들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 결과로 멜론 뮤직으로 유명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사업부문을 분사하는 등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카카오 덩치 키운 임지훈 대표
그렇다면 왜 잘나가는 임지훈 대표가 연임을 하지 못하고 다시 공동경영체제로 최고의사결정 시스템을 바꾸게 된 것일까? 아마도 시기에 따라서 카카오에 필요한 리더십을 미리 대비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나 싶다.
임지훈 대표는 인수합병과 투자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인데,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을 지낸 뒤 지난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맡다가 카카오 대표로 선임된 케이스다. 그가 대표로 있던 케이큐브벤처스는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를 발굴하고 투자하는 등 주로 신흥 벤처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던 투자회사였다.
그의 이러한 경영 DNA는 카카오에서도 빛을 발했는데,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비롯해 사업부의 분사를 통해서 카카오의 연결대상 종속기업 수는 최근까지 76개사에 달하게 됐고, 전체 직원도 2600명을 넘어서게 된다. 덩치면에서 누구보다 과감하고 혁신적으로 카카오의 외형을 넓혔던 것은 확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성공적인 인수합병과 투자 때문이라도 그의 연임은 이어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쾌속순항 중이었던 임지훈 대표 체제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에 대해 의아한 시선이 꽂힐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임지훈 대표는 카카오의 실질적인 오너라고 할 수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신뢰하는 젊은 CEO로 통했는데 말이다.
결국은 ‘돈’ 때문이 아니었나 추측된다. 일단 임지훈 대표 시절에 카카오의 사업이 새롭게 재편되고 조직이 전체적으로 덩치가 커진 것은 명백한 사실일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거대 조직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수익을 내는 새로운 경영체제가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
앞서 매출 면에서 카카오는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수익적인 측면인 ‘영업이익’에서는 어떠했는지가 중요해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업이익률은 좋지 않았다. 임지훈 대표가 취임했던 그 당시가 2015년 3분기인데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7%였었다.
물론 취임 이후에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올라갔지만,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률 9.5% 최고치를 찍은 이후 지난해 3분기 다시 9.2%로 소폭 떨어진 상황이다. 이러한 10% 가까운 영업이익도 50%는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제대로 수익을 올리는 알짜 사업은 별로 없는 것이다.
독자들 중에서는 10%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을 보면 카카오가 장사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카카오의 최대 경쟁자인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이 약 30%라는 것을 비교했을 때 카카오가 극복해야 할 당면과제는 바로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것’일 것이다.

새로운 투톱체제로 수익성 키울 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2018년 이후 카카오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수많은 사업부서들이 경쟁력을 키워서 수익을 내야 할 때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2000년 초반부터 네이버에서 함께 근무했던 여민수 부사장과 조수용 부사장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그들에게 카카오 플랫폼에서 수익의 사과나무를 키우게 할 작정이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갈 부분은 김범수 의장이 CEO 인사 스타일은 네이버 출신이라는 경력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 초대 대표였던 이석우 대표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NHN(네이버의 전신)에서 법무담당 이사, 경영정책담당 부사장, 미국법인 대표 등을 지냈었다. 임지훈 대표도 2005년부터 이듬해까지 NHN에서 기획실 전략매니저로 일했다.
여민수 부사장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NHN에서 이비즈본부장 등을 맡았으며, 2016년 8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조수용 센터장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NHN에서 마케팅, 디자인 총괄 부문장 등으로 일했으며, 이후 2016년 12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김범수 의장은 2000년 네이버컴과 한게임의 합병 후 NHN 대표, NHN미국법인 대표 등을 거친 뒤에 2007년 NHN을 공식적으로 떠났지만 카카오 설립 이후에도 네이버 출신의 인맥을 중용하는 것에 적극적이었던 것이다.
어찌됐든 이번 여민수-조수용 체제는 수익성의 극대화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여민수 부사장의 경우 카카오의 광고매출을 늘리기 위해 2016년 전격 영입됐는데,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광고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에 조수용 부사장은 수익을 내는 경영 전문가는 아니다. 그는 국내의 대표적인 브랜드 디자인 전문가인데, 네이버의 녹색 검색창을 그가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판교에 있는 네이버 본사 건물도 조수용 부사장이 직접 디자인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민수-조수용 새 체제는 수익성과 브랜딩 극대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싶다.

여민수-조수용 경영 체제의 또 다른 과제
카카오에는 수많은 카카오 서비스가 많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시작으로 카카오T(모빌리티), 카카오페이지(콘텐츠 유통 플랫폼), 카카오뱅크(금융), 카카오페이(핀테크), 카카오스탁(계열사 두나무의 증권앱) 등 카카오란 브랜드를 통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조수용 대표는 카카오 브랜드의 통합적인 가치를 제공해줘야 할 임무가 생겼다. 광고 전문가 여민수 부사장은 검색포털 다음과 카카오톡 메신저, 카카오스토리, 쇼핑(카카오스타일), 동영상(카카오TV) 등에 광고 상품에 탄력을 줘야 한다.
특히나 카카오 경영 3기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카카오가 네이버에 뒤지고 있는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 차이다. 현재까지 카카오의 주된 서비스는 내수시장을 위해 강화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신규 사업은 생활밀착형 O2O 사업으로 일부 사업의 경우에는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있었다. 결국 카카오 경영 3기 체제는 ‘글로벌 카카오’를 위한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울 것인가 하는 중차대한 미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