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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포커스] ‘돌아온 리더’이재용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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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5호] 승인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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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종’미래투자로 공백 조기극복 모색
中企상생·일자리 ‘새 장’연다

올해 삼성그룹은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이 지난 1938년 3월에 세워진 삼성상회(三星商會)다. 다음달이면 아마도 80주년을 기념할 것이다. 80주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미래 비전을 던져주고 자신의 경영권 입지를 견고하게 만들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일 고등법원 항소심(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구속된 지 꼬박 353일만이다. 1년 가까이 지속됐던 삼성그룹의 오너 부재와 경영권 리스크는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이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의 경영적인 미래 비전도 제시하고 동시에, 삼성그룹 총수로서 신뢰받는 경영인으로 거듭나야 하는 두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 이후 삼성
어찌됐든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년간 경영 공백기를 보여줬던 시기에 삼성그룹의 경영실적을 반추하는 과정이 아주 중요해 보인다.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 삼성전자는 매출액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 당기순이익 42조1800억원으로 창립 80년에 있어 최고의 성장기록을 세웠다.
특히나 반도체 부문은 미국의 최대 경쟁자인 인텔을 큰 차이 로 따돌리고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삼성그룹의 16개 계열사만해도 시총 규모로 코스피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삼성그룹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400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그룹 전체가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하는 1년 동안 사상 최대의 수익을 냈다는 점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일선 전면에 나선 3~4년 전부터 설계된 계획에 따라 차근히 쌓은 실적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실추된 대의명분과 경영권을 어떻게 되살리느냐다. 이건희 회장은 2010년 사면 복권 이후 위기론을 내세우면서 경영권을 강화했었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라고 외치며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며 그룹 안팎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당시에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수종 5대 사업을 발표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독려하면서 단숨에 명분과 실리를 챙겼었다.
중차대한 시기이지만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9월에 대법원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경영일선 전면에는 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 부회장이 석방된 이튿날인 지난 7일에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에 최대 3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에 시설투자에 43조4000억원을 썼었지만 대부분이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전에 결정된 사항이었고, 신규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부회장 석방 이후 단행하는 첫 시설투자인 평택 2공장이 기존 1공장과 같은 규모로 지어질 경우 최대 30조원이 투입된다면 이는 앞으로도 신규 투자에 탄력을 받게 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구상’으로 던진 투자전략이 때마침 석방과 함께 발표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이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경영 활동은 언제든 재개한다고 해서 별다른 문제가 될 것도 없다.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하던 지난 1년 동안에도 삼성그룹은 별 문제가 없고 유례없는 성장을 보여줬다. 삼성그룹은 현재 계열사별로 자체적인 시스템 경영에 돌입했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완숙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 TV·생활가전 등 각 사업 부문별로 전문경영인들이 각자 책임 경영을 하고 있다. 그룹의 큰 그림을 조율하고 밀어붙이는 이사회가 작동하고 있지만 계열사별로 자체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존중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처럼 경영일선 전반에서 활약하면서 위기를 강조하거나, 새로운 신수종 사업을 제시하면서 굵직한 결정들인 대규모 투자나 기업의 인수합병 등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위기에 유독 강했던 삼성그룹
지난해 삼성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이 이전부터 준비해온 강력한 전략에 의한 값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면, 앞으로 빵빵 터져 나와야 할 실적들은 올해 안에 착실하게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바로 리더가 돌아온 삼성전자가 미래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가 아주 중요해진 시기가 됐다.
여기서 과거 삼성전자의 위기 대응과 미래 투자의 사례를 돌이켜 보자. 지난 2009년 1월23일은 삼성전자에게 치욕적인 날로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그 여파가 한국의 삼성전자에도 직격탄으로 오면서 2008년 4분기의 영업손실이 무려 7400억원이나 발생했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한 날이기에 그렇다. 삼성전자가 이런 무지막지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삼성전자는 어떤 위기 대응 전략을 펼쳤을까? 그것은 미래 투자였다. 당시에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어떻게 해서든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해가기 위해 있던 사업도 멈추고, 미래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2009년 2월18일에 이런 발표를 한다. 2010년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하고 삼성전자를 반도체 시장의 1인자로 키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바로 지난 2017년에 삼성전자가 세계 기업인과 투자자들이 놀랄 만한 천문학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밑바탕이 바로 2009년에 실행한 미래 투자의 결과라는 걸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대략 10여년 동안 반도체 사업에 대한 아주 과감하고 전략적인 미래 투자를 3번에 걸쳐 하게 된다. 2009년 2월 선언에 이어 2012년에는 18조원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에 모두 투자했다.
그리고 지난 2015년에는 경기도 평택에 반도체 공장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는데, 이를 위해 약 15조원을 투입하게 된다. 당시 2015년은 세계 반도체 시장이 위기 신호가 있던 시절로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설비투자를 완전 줄여나가던 때다. 그리고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이 복귀하면서 발표한 평택에 최대 30조원 투자도 미래를 위해 총수만이 결정할 수 있는 큰 결정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삼성전자는 시장이 역성장을 할 때 과감하게 미래 투자로 경쟁자들과의 거리를 확실히 벌려 나갔던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의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9조원에 인수한 이후 올 들어서는 대형 인수합병 발표가 단 한건도 없다. 공교롭게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였다.

삼성의 투자는 곧 일자리 창출
평택공장의 투자확대는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닌 것이 지난해부터 회자됐던 투자를 한번 더 확대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사업에 향후 5년 동안 계획된 공격적인 시설투자규모를 이례적으로 공개했었는데, 여기에 모두 합쳐 50조원 넘게 투자를 하겠다고 했었다. 평택공장에다가 2021년까지 30조원을 쏟고, 화성사업장에 6조원을 투자하며, 중국 시안과 충남 아산에도 증설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대 국정과제는 뭐니뭐니 해도 일자리 창출일 것이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발표한 투자의 대부분이 한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 발표한 50조원 투자만으로 삼성전자는 구체적으로 시설투자가 이뤄지면 5년 안에 일자리가 44만개나 생긴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재계의 피드백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을 ‘삼성공화국’이라고 비판조로 이야기하는데 우리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삼성그룹의 매출 비중만 봐도 이는 어쩔 수 없는 평가일 것이다. 한국의 증시와 한국경제의 실적, 경기의 전반적 분위기 등은 삼성그룹, 정확히 말해 삼성전자가 좌지우지한다. 폭주기관차 삼성전자가 애플, 인텔 등을 제치고 전 세계시장을 강타하는 걸 보면 자부심도 가질 만하다.
앞으로 삼성은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상생하는 전략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 복귀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삼성만의 확실한 업적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 이재용 부회장의 앞에는 수많은 갈림길이 놓여 있다. 한국 최고의 기업 경영자로 그가 어떤 길로 걸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직 그만이 답을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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