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도 ‘개저씨’란 단어가 통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개저씨는 ‘개+아저씨’로 ‘개념 없는 아저씨’ 혹은 ‘나이나 지위를 앞세워 약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중년 남자’를 의미합니다. 2016년 아재와 더불어 신조어로 떠오른 ‘개 같은 아저씨’ 개저씨는 청년층과 여성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됐었죠.
그런데 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되는 이 부정적인 신조어를 외국인들이 어떻게 알고 있냐고요?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가 한국 중년 남성들의 권위의식과 관련해 ‘개저씨(gaejeossi)’라는 단어를 등재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5월의 일입니다. 당시 공항 입국장에서 여행용 가방을 수행원에게 떠넘기는 우리나라 한 정치인의 ‘노룩패스(No look pass)’논란에 대해 한국 ‘갑질’ 문화 속 ‘개저씨’의 모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쿼츠, 르몽드  등 여러 외신들도 대대적으로 보도했었죠.
오늘은 우리를 국내외적으로 부끄럽게 하는 신조어를 알아볼까 합니다. 최근 외신들은 ‘개저씨’에 이어 ‘갑질(Gapjil)’이란 단어를 신조어로 등재하며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건을 다룬 거지요.
대표적으로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조현민 전무의 ‘물컵 투척’ 사건을 보도하면서 갑질을 우리말 발음 그대로 영어로 표기한 ‘Gapjil’이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면서 갑질을 “중세시대 영주처럼 부하 직원이나 하도급 업체에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설명했죠. 이에 한국의 사회·제도 문화가 매우 전근대적이며 후진적임을 비웃는 뉘앙스로 해석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갑질’이란 계약 권리상 갑(甲)과 을(乙)의 관계에서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 ‘질’을 붙여 만든 신조어랍니다.
한마디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죠.
그런데 대한항공 오너가의 ‘갑질’행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다시 주목받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바로 ‘노블레스 말라드’입니다. ‘노블레스 말라드’는 프랑스어 ‘noblesse(고귀한 신분, 귀족)+malade(병든, 아픈)’ 형태로 ‘병들고 부패한 귀족’을 뜻합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항공기 불법 회항,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당시 부상한 신조어이지요.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도덕적인 의무를 다한다는 뜻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반대 개념이랍니다. 요즘 우리 사회가 모범적 행동으로 시민에 기여를 하는 등 사회 지도층의 실천이 요구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와는 정반대의 길을 향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씁쓸합니다.
시민의식이 투철한 꽃중년과 기업가정신을 제대로 갖춘 존경받는 기업인이 많아 웃음 가득한 우리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 
   
노경아 자유기고가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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