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子路)는 무사 출신으로 시장의 건달로 살다가 공자의 설득에 의해 제자가 됐다. 비록 학문이나 수양 면에서 공자로부터 인정을 받지는 못했지만 강직하고 용기 있는 제자로 충실하게 공자를 보필했던 인물이었다.
<논어> ‘헌문’에서 자로가 ‘완성된 인간(成人)’에 대해 물었다. 인격과 학문의 도야에 열망이 있었기에 스스로 목표로 삼고 싶은 인간상을 알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물음에 공자가 대답했다.
“장무중의 지혜와 맹공작의 욕심 없음과 변장자의 용기와 염구의 재능을 가지고, 예절과 음악을 보태어 다듬는다면 완성된 인간이 될 수 있다.”
공자는 먼저 그 당시 지혜, 청렴, 용기, 재능에 뛰어난 인물들의 예를 들며 이들의 능력을 모두 갖춘 사람이 완성된 인물이라고 대답했다. 게다가 예절과 음악 등 교양과 문화적 소양까지 더불어 갖추라고 한다.
한가지 재능을 얻기도 힘든데 이 모든 것을 다 갖추라고 하니 자로에게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구다. 공자는 제자가 위축될 것이 안타까워서인지 다른 기준을 알려 준다.
“오늘날의 완성된 인간이야 어찌 반드시 그러해야 하겠느냐? 이익 될 일을 보면 의로운가를 생각하고(見利思義), 위태로운 것을 보면 목숨을 바치며(見危授命), 오래된 약속이라도 잊지 않고 실천한다면(久要不忘平生之言), 또한 완성된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견리사의’에서 이(利)는 돈, 권세, 명예 등 이 세상에서의 성공을 말한다. 공자는 이것을 무조건 포기하라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것을 취하는 것이 군자가 지켜야 할 도리인 의(義)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생각하라는 것이다. 만약 그것에 어긋난다면 비록 자신에게 이익을 주는 일이라고 해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견위수명’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에도 반드시 의로운 길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설사 목숨을 거는 일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특히 국가가 위험에 처했을 때 목숨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완성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 한가지는 반드시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 돼야 한다. 무언가 특별한 상황에서만이 아니라 평상시의 삶에서 약속을 잘 지켜야 하고, 설사 그 약속이 오래전에 했던 것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논어> ‘자장(子張)’에도 비슷한 말이 실려 있다. “선비는 위태로운 일을 보면 목숨을 바치고, 이득 될 일을 보면 의로운가를 생각하고, 제사를 지낼 때는 공경을 생각하고, 상을 당해서 슬픔을 생각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할 뿐이다(士見危致命, 見得思義, 祭思敬, 喪思哀, 其可已矣).” 공자의 제자 자장이 말했던 것으로, 공자가 했던 말에 제례(祭禮)에 임하는 자세를 덧붙인 것이다. 하지만 공자보다 오히려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공자가 ‘이만 하면 완성된 사람이다’라고 했던 것들이, ‘선비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기본에 불과하다’고 자장은 말하고 있다.
공자가 말해주는 ‘완성된 사람’의 조건은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익 앞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거짓과 위선을 서슴지 않는 세태에서 반드시 새겨야 할 경구(警句)이다. 
‘견리사의 견위수명’은 안중근 의사의 좌우명이라 더 의미가 깊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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