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꿈에 날개를 달다]한승동 ‘재미난 목공방’ 대표

“부모가 직접 깎아서 아이에게 주는 달라호스는 특별합니다. 달라호스 안에는 아이에 대한 사랑이 들어가 있으며 이것을 통해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평생 손끝으로 체험하고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한승동 재미난 목공방 대표의 말이다. 나무를 깎아 조그마한 말 형태로 만든 장난감인 달라호스는 실제로 북유럽에서 부모가 직접 만들어 자식에게 선물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한승동 대표(사진)는 손으로 직접 만드는 의미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달라호스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직접 또는 함께 만들고 나눈 것들은 단순히 장난감과 소모품의 의미를 넘어서 세대와 세대를 잇는 이야기와 애정을 자식과 후손들에게 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목공 장난감 하나가 심각한 단절을 경험하는 가족 문화에 새로운 계기를 제공해 주지는 않을까? 아마도 한승동 대표는 이러한 작은 소망을 품고 이 장난감 창업에 더 집중했는지도 모른다.

목공 통해 삶의 태도 바꾸자
그렇다면 한승동 대표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10여년 전 건강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먹는 것만 가지고는 삶이 달라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사는 곳과 생활환경, 그리고 삶의 태도에도 변화를 주는 일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목공이었다.
“내가 사는 집은 내가 직접 짓고 싶었어요. 남자라면 다들 그런 꿈을 갖고 있지 않나요? 그래서 나무를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가 이 일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한승동 대표는 새로 배운 목공기술로 한동안 한옥을 짓고 조경을 바꾸는 일을 지속했다. 그야말로 장난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에 몸 담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터닝포인트가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어린이집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그는 새로운 것들에 주목하게 됐다. 바로 어린이집에서 교사들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목공예 등을 가르치는 일에 뜻을 두게 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새로운 목적을 안은 채 목공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그 곳에서 다른 곳에서는 못 느꼈던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교사들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DIY로 직접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DIY 공방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제작하고 만드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팹랩(FabLab)’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된다.
한승동 대표는 3D 프린트나 목공 등을 활용해 제작과 공예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교육과 도구를 제공하는 팹랩은 교육의 공간이고 제작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이 공감하고 누리는 공유와 문화의 공간이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을 진행함에 있어 어려움이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러한 팹랩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동시에 진행과정에서 찾아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찾게 됐다.

“한국판 달라호스 만들 것”
그렇게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 찾아온 그는 이곳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힌다. 무엇보다 그의 상황에서 절실했던 사업에 관련된 많은 정보를 박람회에서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를 계기로 점포체험을 하는 동안 직접 제작한 목공예품들을 박람회에 들고나갔는데 그의 공예품들을 보고서 만드는 법을 배워보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공예품은 늘 인기가 있어서 그때마다 모두 판매됐다고 한다.
한승동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는 한국의 달라호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다.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그것을 공유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기존에도 너무나 많은 캐릭터들이 있지만 조금 더 차별화되고 아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그런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그의 소중한 바람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북유럽의 달라호스와 같은 매개체를 통해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그는 희망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나누었던 추억이 훗날까지 따뜻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대표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가 계획하고 있는 또 다른 목표는 재미난 목공방 점포를 체인으로 만들어서 500개 정도를 확장하는 것이다. 직접 만들고 느끼고 만지는 재미를 전하고 싶은 그는 자신의 점포가 아니어도 좋으니 전국에 500개 정도의 DIY 점포가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세우길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이 일이 더 많은 이에게 접촉점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보다 많은 이가 손의 가치를 알기를 소망하고 있다.
“직접 만들어봐야 그 가치를 알게 됩니다. 만든 사람도 그렇고, 그것을 이어받는 사람도 그렇죠.”
DIY를 돈 아끼기 위해 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 결과물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창출하기 위해 번거롭고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도 마다하지 않게 된다.
한 대표는 그 가치와 의미를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의 목공방에는 ‘재미난’이 붙어있다. 만드는 ‘재미’가 ‘재미 이상의 것’을 만들어 우리의 삶을 채워줄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어찌 보면 피노키오를 만든 제페토를 닮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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