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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최대 8만 감소’ KDI 분석에 속도조절론 공식화
이권진 기자  |  goenergy@kbiz.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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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1호] 승인 201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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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론’을 공식적으로 꺼내들었다. KDI는 지난 4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을 매년 15%씩 인상하면 2020년 최대 14만명 넘게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소기업계를 비롯해 소상공인 단체에서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최근 국회에서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일부 상여금과 수당을 포함하는 등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일부 반영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목표를 위해서는 올해 16.4% 인상에 이어 내년과 후년에도 15.3%씩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기업 현장의 강력한 호소와 국책연구기관의 공식적인 속도 조절론까지 나오면서 향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선진국 사례로 고용감소 예측 
KDI는 우선 보고서를 통해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가 최대 8만4000명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고용감소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국책연구기관으로서는 처음이다. 다만 정부가 도입한 일자리안정자금 효과로 인해 고용감소 효과가 극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KDI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과 내후년이다. 최저임금이 2020년 1만원이 되려면 매년 15%씩 인상돼야 하는데 이에 따라 고용감소 영향이 내년 9만6000명, 2020년 14만4000명으로 확대된다는 것. 이는 노동시장의 임금질서를 교란할 수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DI의 보고서는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고용감소를 간접적으로 예측했다. 미국이나 헝가리 관련 기존 연구결과를 이용해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를 추정한 결과, 대략적으로 하한은 3만6000명, 상한은 8만4000명으로 추정했다.
KDI는 “한국의 임금근로자 숫자 2000만명에 미국과 헝가리 사례에서 추출한 고용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탄력성을 각각 곱하고, 지난해 대비 올해 임금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 상승폭 12%(2017년 0.49→2018년 0.55)를 곱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상한의 근거가 된 헝가리의 사례를 보면 2000~2004년 최저임금을 실질기준 60% 인상했는데, 그 결과 임금근로자 고용이 약 2% 감소했다. 최저임금을 10% 인상하면 고용은 0.35% 감소한 셈이다.
하한의 근거가 된 미국의 사례를 보면, 최저임금 10% 인상은 10대(16~19세)의 고용을 1.5%, 20~24세 고용은 이보다 작은 정도로 감소시키고 성인고용에 대한 영향은 없다는 결론을 1977년부터 4년간 대규모 연구에 걸쳐 도출했다. 결론적으로 최저임금 10% 인상시 고용은 0.15% 감소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KDI는 다만 올 들어 4월까지 고용동향을 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는 추정치 수준도 돼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정부가 도입한 3조원에 달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의 효과 때문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신청규모는 대상자의 90%인 195만명에 달한다.
KDI는 “앞으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규모가 인상폭에 비례해 확대되지 않으면 고용영향이 커지겠지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올들어 4월까지 인구증가 둔화 효과를 감안한 전년 대비 임금근로자 증가 감소폭은 7만명에 불과하다며, 이 가운데 제조업 구조조정 효과를 제외한 나머지가 최저임금 영향으로 줄어든 규모가 된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서비스업 일자리 줄어들 것
KDI는 최저임금 영향은 최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15~24세, 50대 여성, 고령 고용감소폭 5만8000명 중 일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제조업과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임금근로자를 살펴봐도 음식숙박업에서는 추이 변화가 없고 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는 감소세가 확대됐지만, 15~24세 취업 감소는 제조업 2만명, 도소매업 4만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인구감소나 다른 요인에 기인한 부분을 제하면 최저임금영향은 작다는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최경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4월까지 고용동향을 봤을 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없거나 아주 작다”면서 “구체적으로는 2018년도 통계조사가 이뤄진 이후에야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KDI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위해 최저임금을 내년과 내후년에 15%씩 인상한다면 고용감소는 2019년 9만6000명, 2020년 14만4000명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이 없는 경우로 산정한 것이다.
게다가 최저임금이 계속 인상되면 서비스업 저임금 단순노동 일자리가 줄어들어 단순기능 근로자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하위 30%의 근로자가 동일한 임금을 받아 경력에 따른 임금상승이 사라지면서 근로자의 지위상승 욕구가 약화하며, 정부지원규모가 급속히 증가하는 등 노동시장의 임금 질서가 교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경수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이 내년에도 15% 인상되면 상대적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높은 프랑스 수준에 도달하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저임금이 급격한 임금 인상률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도 나왔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임금 결정 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교섭을 끝낸 741곳(100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협약임금 인상률은 5.6%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의 3% 중반보다 월등히 높다. 또한 민간 부문의 인상률이 5.7%로 공공 부문(2.4%)을 압도했다. 협약임금 인상률은 노동조합이 있는 100인 이상의 사업장이 교섭을 통해 확정한 임금이다.

현장에선 임금인상 급증 추세
이러한 현황 조사는 올해부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비교적 그 흐름을 알 수 있다. 특히 노조 입장에서는 16.4%에 달하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근거로 지난해와 비교해 2배에 가까운 임금 인상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9900여곳의 기업들이 임금교섭 협상을 앞두고 있어 올해 전체 기업의 임금 인상률은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올해를 넘긴다고 해도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마저 15% 안팎으로 인상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가중될 게 뻔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기존 직원들의  임금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부품 업체 관계자는 “인상폭이 너무 크다 보니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 있는 직원들의 임금도 지난해 대비 8% 가까이 올려줘야 할 실정”이라며 “최근 몇년 동안 전체적으로 급격한 임금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고용부의 4월 현재 임금 결정 현황 조사를 보면 예년과 비교해 올해 노조 측에서 임금 인상의 폭을 5~6%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 노조 측에서 임금교섭에서 제시하던 인상폭은 평균 3% 중반이었다. 한마디로 최저임금 인상폭이 급증하면서 노조의 눈높이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것이다.

대기업 대비 中企 현장 더 어려워
최저임금 인상의 급증에 따른 여파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4월까지 임금 협상을 끝낸 기업체의 임금상승률을 살펴보면 100~300미만 사업장의 임금 총액은 5.9% 상승했고 300~500인 미만 사업장(4.9%), 500~1000인 미만 사업장(7.0%)의 인상률도 상당했다.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1000인 이상 사업자는 4.4% 증가했다. 사업장이 작을수록 인상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고용 안정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는 하강 국면에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같이 불황에 민감한 사업체일수록 경영 부담을 커지고 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011년 80.5%를 기록한 이후로 계속 낮아져 지난 3월에는 70.3%까지 떨어졌다. 제조업과 같이 극심한 경기불황을 겪는 업종들이 임금인상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가구업체 하나데코 대표이사인 이기덕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은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우리 회사의 경우 직원 급여가 12% 이상 올랐다”며 “납품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구 제조와 시공까지 포함해서 30% 이상 차지해 원가 부담이 매우 큰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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