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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포커스]‘NEW 효성’길 닦는 조현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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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3호] 승인 201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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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사업회사에 전문경영인 기용, 책임경영 주문
‘형제의 난’해소 땐 탄탄대로

효성그룹의 모태는 지난 1966년 창업한 ‘동양나이론’이며, 화학섬유 사업을 시작으로 창립 이후 반세기 동안 ‘섬유·무역’ ‘중공업·건설’ ‘산업자재’ ‘화학’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었다. 효성은 지난해 아주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이 했는데, 조현준 회장의 3세 경영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지난 1981년 효성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던 조석래 전 회장이 36년 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은 것인데, 이로써 효성그룹은 창립 51주년 만에 3세대 경영에 들어가게 됐다.

효성그룹은 기술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으로 100년 가업의 기틀을 마련했는데, 이는 창업자인 고 조홍제 회장이 ‘소재 산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주창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룹의 모태인 동양나이론은 나일론 원사를 만드는 소재 산업에서 출발했는다. 조홍제 창업주는 1970년대에 동양폴리에스터, 동양염공 등을 설립하면서 나일론 원사 이외에도 폴리에스터 원사와 염색가공까지 영역을 늘려나갈 수가 있었다. 효성은 섬유 사업에 있어서 수직계열화된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4개 사업회사 전문경영인으로 책임경영체제
2세 경영인 조석래 전 회장도 선대의 정신을 이어 받아 이번에는 첨단 소재를 국산화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조석래 전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효성그룹의 첨단 소재를 연구하는 기술연구소를 1971년에 설립하게 된다. 당시만 해도 한국 기업 중에 기술연구소를 따로 두고 운영한 곳이 없었고, 효성이 그 시초였다고 한다.

여기서 만들어낸 첨단 소재가 바로 유명한 스판덱스 소재다. 그리고 이 기술연구소에서 기능성 섬유와 같은 또 다른 캐시카우가 탄생하기 시작하는데, 2000년대부터 효성그룹이 매출과 이윤을 늘리며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던 배경에 바로 스판덱스와 기능성 섬유가 본격적인 수익을 내기 시작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효성이 생산하는 스판덱스는 전 세계시장에서 1위를 구가하고 있는 효자 상품이다. 

그렇게 조홍제 창업주와 조석래 전 회장이 50년간 효성그룹의 기틀과 안정적인 수익원을 일궈 냈다면 조현준 회장은 새로운 신화창조를 위해 그룹의 체질을 바꿔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조현준 회장은 효성그룹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나누고 이사회를 새로 꾸리면서 새로운 체제의 출발을 시작하고 있다. 주요 언론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출발을 두고 ‘NEW 효성’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지난 6월1일 열린 이사회에서 ㈜효성을 지주사 ㈜효성과 함께 사업회사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5개사로 분할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지주사 효성을 중심으로 4개의 사업회사가 운영되는 것이다.

지주사와 사업회사의 역할을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지주사 효성이 앞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이른 바 큰 그림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매진하게 된다. 이어 4개 사업회사는 각자 핵심 사업을 맡게 되는데 효성티앤씨는 섬유·무역, 효성중공업은 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자재, 효성화학은 화학 부문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은 그룹의 운명을 바꾸는 아주 중차대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효성은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에 효성티앤씨,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등 4곳을 합병해 ㈜효성을 탄생시키면서 어려운 경기 여건을 극복해 냈었다. 이제는 경제위기 속에서 합쳤던 각종 사업들을 분리하고 체계화하면서 시너지를 제대로 내는 것으로 새로운 효성의 50년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조현준 회장은 4개의 사업회사를 오너 일가가 직접 경영하기 보다는 각각의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책임경영을 주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섬유·무역을 담당하는 효성티앤씨의 대표는 김용섭 전무로 선임했는데, 그는 스판덱스 연구원으로 시작해 브라질 법인장, 스판덱스PU장 등을 역임한 자타공인 ‘스판덱스 전문가’다. 황정보 대표는 효성첨단소재를 이끌게 되는데 타이어 보강재 분야에서 일가견 있는 인물로 자동차에 필요한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카매트. 에어백 원단 등의 사업을 강화하려고 한다.

이밖에도 효성중공업을 맡은 문섭철 대표와 효성화학을 담당하는 박준형 대표 모두 효성그룹 안에서 특출난 실력을 보여준 CEO들이다. 조현준 회장은 각 사업회사 CEO를 해당 사업에 있어 두각을 나타냈던 내부 전문가를 승진시키면서, 그들의 독립경영과 전문경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형제의 난’ 이후 효성의 3세 경영
어찌됐든 조현준 회장의 ‘뉴 효성’의 특징은 조 회장이 지주회사의 대표이자 등기이사로만 머무르면서 직접적으로 사업회사를 컨트롤하지 않는 모양새다. 다른 그룹들의 오너들을 보면 지주회사는 물론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의 경영권을 직접 움켜쥐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렇게 되면 조현준 회장이 당장 그룹 수장으로 각 사업회사 전면에 나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향후에도 조 회장이 사업회사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주요한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도 있는데, 이는 현재 지주사 전환 체제에서는 섣부른 전망이 될 수도 있겠다. 일단 조현준 회장은 사업회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다소 거리를 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아무래도 최근까지도 이슈가 되고 있는 효성그룹 ‘형제의 난’ 때문이 아닌가 싶다.

조석래 전 회장은 삼형제를 뒀는데, 이 중 장남 조현준 회장과 둘째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 사장이 심각한 갈등을 벌여왔었다. 조현문 전 사장은 2014년에 조 회장과 임원진들의 횡령과 배임의혹을 직접 주장하며 고소와 고발을 이어갔는데, 최근까지도 법정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효성이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경영 리스크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조현준 회장은 지주사 체제 개편과 함께 바로 ‘투명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조 회장은 취임한 직후 이사회 직속으로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투명경영을 중시하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아울러 조 회장은 올초에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인 박태호 서울대 교수에게 넘기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재계에서는 이번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체제 속에서 셋째인 조현상 사장이 별 다른 직책 없이 지주사인 효성의 사내이사 역할만 수행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조현준 회장과 조현문 전 사장의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조현상 사장도 자신의 행보에 있어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으로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래저래 조현준 회장의 뉴 효성이 굳혀지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두가지가 아닌 것이다.

여기서 과거 효성의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이 2세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형제의 난을 어떻게 피했는지를 참고할 만하겠다. 조홍제 창업주도 삼형제를 뒀는데, 각 아들에게 주력 사업을 하나씩 승계하며 일찌감치 독립경영의 길을 터주었다. 장남인 조석래 전 회장에게 효성물산, 동양나이론, 효성중공업 등을 맡겼고, 차남인 조양래 회장에게는 한국타이어를 승계했다. 셋째인 조욱래 회장은 대전피혁을 맡았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 조현준 회장의 효성그룹 체제도 조현상 사장과의 계열분리까지 예상할 수 있는 여지가 남는다.

어찌됐든 조현준 회장은 효성그룹에 남아 있는 형제 간의 갈등을 종식시키고 효성의 실적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효성그룹의 경영 성적표는 빨간 신호등이 들어오고 있는데, 올 1분기 매출 3조985억원, 영업이익 16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0%나 줄어들고 말았다. 이렇게 주춤한 이유는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다 보니 원재료 가격상승 등의 악재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조현준 회장은 그래도 재계에서는 경영능력을 인정받는 축에 속하는데, 오랫동안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많은 성과를 냈기에 그렇다. 일본 미쓰비시상사,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기업에서 경험을 쌓았던 그는 지난 1997년 효성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해 조직정비를 담당했으며 이후 2007년부터 섬유 부문을 이끌면서 효성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40%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시켰다. 조 회장이 섬유 사업을 맡은 시기에 섬유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가 글로벌 시장 1위를 달성하기 시작했다. 조 회장은 그뒤에도 2014년 중공업 부문 경영에 참여하면서 2015년 적자에 허덕이던 사업을 흑자경영으로 돌려세웠다.

어찌됐든, 조현준 회장을 필두로 하는 뉴 효성은 닻을 올리고 출항을 했다. 출항 이후에 그가 해결해야 할 여러 난제들이 눈 앞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새롭게 출항한 효성에 기대를 거는 것은 조 회장의 경영능력과 각 사업회사별로 능력 있는 전문 CEO들의 성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효성의 새로운 50년이 시작됐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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