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생존을 위한 키워드는 ‘핵심역량’과 ‘변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자기반성,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2004년 선진기업의 경영동향’에 따르면 자사의 핵심역량을 보존하면서 변화를 계속 추구하는 동시에 핵심인재를 확보·유지하기 위한 핵심인력 양성 또한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주>

최근 기술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하이테크 제품의 경우에도 의외의 실패작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리스크 요인의 상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불필요한 성능의 추가가 제품가격을 상승시켜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으며 신사업, 제품 접근방식이 기술 주도형에서 시장 지향형으로 전환돼 소프트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된 수요 확보에 나서야 한다.
불안정한 에너지 가격 및 환경규제도 중요한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으며 교토의정서, 기후변화협약 등 국제환경규제의 강화 또한 기업의 잠재적 위기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간, 제품간 컨버전스가 본격화되고 IT산업의 미래모습으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급부상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망시장·사업 집중 육성
선진각국 기업의 CEO들은 올해의 경영전략으로 유망시장 및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데 포인트를 두고 있다.
우선 중국시장에 대한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전략을 마련해 실행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GE는 2005년까지 중국에서 매출과 구매를 각각 50억 달러씩 올린다는 ‘50×50’ 전략을 수립했다. IBM은 중국 인터넷시장의 확대를 예상해 사이버 학원 운영과 인터넷 카페 사업에 진출하고자 아·태사업 본부를 도쿄에서 상하이로 이전했다.
MS사는 인도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4개의 R&D센터 구축에 4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HP는 싱가포르에 올해부터 5년 동안 1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생산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MS사는 일본과 한국, 유럽의 가전 제조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고 칼리 피오리나 HP회장은 “HP의 목표는 가장 경쟁력 있는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이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자사의 시장지위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경쟁사와도 협력하겠다는 자세로 이어져 MS는 차세대 디지털 홈 사업의 최대 경쟁자인 소니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또 소니는 음반부문을 베텔스만과 합병하고 LCD부문을 삼성전자와 공동출자 형태로 전환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미래 성장씨앗 발굴, 재정비
인텔은 무선통신이 브로드밴드 통신의 본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무선 랜에 대한 투자 및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있으며 MS는 차세대 컴퓨팅 환경에서도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음새 없는 컴퓨터 환경을 구축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GE는 연구개발비중 장기(長期) 연구비중을 2000년 10%에서 2002년 30%로 계속 높이고 있으며 혁신제품의 산실인 니스카유나 연구소를 정비하는데 4억 달러를 투입하고 R&D인력 5천명을 충원시켰다.
소니는 기술 선도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향후 3년간 인터넷과 R&D에 총 1조엔을 투자할 방침으로 화면터치로 키보드를 작동할 수 있는 ‘터치엔진’, CD플레이어와 무선마우스가 탑재된 ‘다기능 휴대전화기’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열 재정비에 들어간 선진기업들은 한계 사업의 돌파구 모색을 위해 과감한 사업구조조정도 단행하고 있다.
MS는 지난해 7개 사업조직으로 개편하고 사업부별로 최고 재무책임자(CFO)를 임명했다. 도시바는 백색가전 사업을 본사에서 완전히 분리해 ‘도시바 컨슈머 마케팅’사를 별로도 설립했다.
노키아는 기존 ‘휴대폰’과 ‘모바일 인프라’에 ‘멀티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문을 추가했으며 소니는 올해안에 생명보험, 손해보험, 은행 등 금융 자회사 3개를 총괄하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구성원에 동기부여를 강화하라
선진기업들은 자사의 성장 모델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조직 구성원의 결속력을 강조하고 건전한 위기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조 후지오 도요타 CEO는 “도요타가 현재 상황에 안주해 개선을 하지 않으면 성장은 끝”이라고 밝히며 사상 최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과감한 경영혁신과 비용삭감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강점 있는 고유의 생산방식을 강화하고 원가 및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인텔은 10여개에 달하는 공장에서 동일한 프로세스와 설비로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캐논은 셀(Cell) 생산방식을 통한 생산성 배가 운동을 계속 추진해 다기능 숙련공을 양성하고 공장 설비 및 공장 자동화 기기의 자체 제작을 확대하고 있다.
이시이 캐논 공장장은 “컨베이어는 작업 속도가 느린 사람의 페이스에 맞추기 때문에 숙련공의 대기시간이 길어져 생산성 저하의 요소”라고 지적하고 “셀 생산방식은 각자가 다기능공으로서 전·후 공정을 서로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대폭 증가된다”고 덧붙였다.
핵심역량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경영원칙을 제시한 소니는 ‘신인사시스템’을 통해 본사와 계열사를 넘나드는 인재 유동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설명 : 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이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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