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착한 커피’ 이디야

커피 프랜차이즈 중에 이디야 커피는 특히 ‘가성비 갑’으로 유명합니다.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의 커피를 맛볼 수 있고, 전국에 프랜차이즈 개수도 상당히 많이 확장돼 있어서 언제든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2016년 업계 최초로 2000호점을 돌파하고 올해 2500호점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60만잔의 커피가 팔린다고 하니 이디야 커피의 파죽지세에 가까운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디야 커피가 지난해 말에 증시 상장을 공식화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시장에서의 평가는 “드디어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도 상장을 하는구나” “상장을 할만한 브랜드지”하며 내심 성공을 기원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는 커피 프랜차이즈가 수도 없이 많지만 그중에 상장 성공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이디야에 거는 기대가 컸던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스타벅스와 같은 기업이 나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요.
이디야 커피가 상장을 준비했던 이유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자금이 필요했던 가장 큰 이유가 경기도 평택에 약 4000평 규모의 로스팅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디야 커피가 욕심을 내는 목표점은 커피 맛을 조금 더 향상 시켜서 고급스러운 맛과 이미지를 쌓고 싶었던 겁니다. 로스팅 공장을 설립하고 자체 물류시스템으로 가맹점에 원두를 공급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이디야 커피는 커피 산업의 이른 바 ‘수직계열화’를 준비했던 겁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상장을 포기하고 연기하기로 최근 밝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디야 커피는 당장 기업공개 이후 상장을 하게 되면 주주들에게 제한된 이익을 나눠주게 되는데, 그에 따라 가맹점주들의 희생이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상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정말 이디야 커피는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해 수백억원의 자금 수혈을 뒤로 미룬 걸까요. 상장을 추진하다 포기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계장부 상 영업이익과 매출에 문제가 심각하거나, 주식 시장의 유동성 문제로 상장해도 제값을 못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등등이 있습니다.

문창기 이디야 커피 회장은 단연코 ‘상생’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가맹점주들의 경영에 어려움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문창기 회장은 그간 가맹점주들과의 상생경영으로 주목을 받은 적이 많습니다. 가까운 사례로 최저임금이 인상될 무렵 가맹점주들에게 편지를 보내 원부재료 일부 품목의 매장납품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사가 손해를 감내해야 할 공급가격은 약 4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상생 행보를 두고 네티즌들이 이디야를 ‘갓디야’라는 칭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디야 커피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주식시장 상장이 아니고, 가맹점과의 상생에서 찾고 있는 겁니다.
시장에 기업을 공개한다는 건 CEO에게 가혹한 경영을 하게 만드는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 회장이 가맹점주들에게 원가 인하의 메시지가 담긴 편지를 보낼 수 있는 건 아직 상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장 이후에는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겠죠. 주주들 입장에서는 한푼 두푼이라도 본사가 이익을 챙기고 성장하기를 요구합니다. 이건 주주자본주의 시장의 맹점이죠.

이디야 가맹점이 매달 지급하는 로열티가 25만원입니다. 다른 프랜차이즈는 매출 기준으로 수수료 비율을 책정해서 내야하지만, 이디야는 저렴하게 25만원으로 제한했죠. 그런데 만약 주주들이 5만원만 인상하자고 이사회에서 주장한다면, 문창기 회장이 추구하는 상생철학은 추구하기가 어려워지겠죠. 기업 상장이라는 달콤한 유혹의 문전 앞까지 가서 다시 자신의 기업철학을 위해 정진하는 문창기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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