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내일을, SOS 1379]㈜씨앤알얼트너티브

▲ 씨앤알얼트너티브는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센터의 고경력 전문가 지원을 통해 야자잎을 가공한 각종 친환경 제품 생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채수경 대표(왼쪽)가 사무실에서 야자잎으로 만든 각종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열대기후에서 자라는 아레카 야자잎은 크고 튼튼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명을 다한 오래된 잎은 새로 돋는 어린잎에 자리를 내주기 위해 나무에서 떨어진다.
2015년에 설립된 디자인기업 ㈜씨앤알얼트너티브는 바로 이 야자잎을 수거해 제품을 만든다. 올해 야자잎 소재로 만든 친환경 디자인 브랜드 ‘리프(Reaf)’를 ‘SOS1379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센터’의 도움으로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디자인 작품 활동만 하던 채수경 씨앤알얼트너티브 대표에게 기업경영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적당한 업사이클제품용 소재를 찾았지만, 소재를 가공하는 기술과 공정 개발은 ‘0’에서 시작해야 했다.

혼자서 모든 걸 떠맡던 채 대표는 올해 차지혜 이사가 합류해 마케팅을 전담했지만 두사람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벽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운영하는 ‘SOS1379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센터’였다.

친환경 가공기술 확보에 어려움
“야자나무가 노화되면 잎이 자연스럽게 갈색으로 변하면서 바닥으로 떨어져요. 그 잎은 소재로 충분한 가치가 있죠. 그런데 야자잎을 그대로 사용하긴 어렵잖아요.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적당한 가공이 필요했습니다.”

야자잎은 나무를 베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친환경 소재다. 100% 생분해되므로 환경에 나쁜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다. 이 소재로 제대로 된 디자인 제품을 만든다면 소비자 만족도도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2015년,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야자잎으로 제품을 만들려면 제작에 적합한 형태로 잎을 가공해야 한다. 친환경적인 소재를 채택했다고 해도 가공 방법이 친환경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는 일. 그렇기에 가공 방식도 반드시 친환경적이어야 했다.

하지만 디자인을 전공하고 평생 디자인만 해온 채 대표에게 소재 가공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였다. 주변에도 관련 정보를 줄 만한 인물은 전혀 없었다.
그때 같은 건물에 입주해있는 다른 회사 사람들이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센터’의 존재를 알려줬다. 창업은 했지만 기술적인 애로사항을 해결할 길이 없었던 채 대표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동아줄 같은 희소식이었다. 특히 관련 지식에 정통한 고경력 과학기술인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가장 절실했던 터라 바로 연락을 했다.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센터에 연락을 드리니까 지금까지 이쪽 분야 지원을 요청했던 사례가 없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센터의 전문위원께서 저희의 애로사항을 정말 관심 있게 들어주시면서 최적의 고경력 전문가를 추천해주시려고 애쓰셨습니다.”

그렇게 씨앤알얼트너티브는 5명의 고경력 전문가를 추천받았고, 그 가운데 임업 분야에 정통한 박상범 박사와 최종 연결됐다. 박 박사는 야자잎으로 신소재를 만들겠다는 채 대표의 도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박 박사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오랜 기간 관련 분야를 연구해온 전문가였다.

“박 박사님께서 콘셉트를 들으시더니 숙제를 한가득 내주셨어요. 다음 미팅을 할 때까지 부지런히 실험을 하고 결과 데이터를 정리했죠.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 과제를 주시면서 저희가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지도해주셨습니다.”
박 박사는 정해진 3회의 현장방문 자문 외에도 별도로 시간을 내 국립산림과학원에 초대, 소재에 관한 더욱 폭넓은 지식을 전수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인맥도 연계해줬다.

덕분에 씨앤알얼트너티브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최소한의 시행착오로 적합한 친환경 소재 가공 기술을 찾을 수 있었다.
“첫 아이템은 다이어리입니다. 친환경 수성코팅제를 사용해 자연 그대로의 촉감을 느낄 수 있죠. 제품 외관이 더욱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생산 시간과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런 기술을 가진 업체를 저희만의 힘으로는 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 이제 다양한 네트워크가 생겨 든든합니다.”

임업 전문가의 열정적 지원
대량생산을 할 때 필요한 공정 설계와 기반 설비의 라인업 구축, 기타 연마 방법 등에 대해서도 고경력 과학기술인인 박 박사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유명 디자인 쇼핑몰에 제안서를 내자마자 입점 요청이 바로 들어왔다. 이번 컨설팅을 계기로 다양한 국책사업에 지원할 길도 열렸다.

“앞으로는 소재 개발을 더욱 심도 있게 하려고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정말 조금의 자투리도 버리지 않는 방향으로 가려고 해요. 2차 신소재를 개발하려면 SOS1379 전문위원님과 매칭해 주신 박 박사님을 비롯해 소개해주신 여러 전문가와 협업할 일이 더 많아지겠죠.”

고경력 과학기술인의 깊은 지식과 폭넓은 네트워크는 젊은 기업인이 쉽게 얻을 수 있는 노하우가 아니라는 채 대표는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센터가 더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알려지길 바랐다.

- 공동기획 : 중소기업뉴스·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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