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악순환 계속…중소업체만 고통
우리나라 전산업에 걸쳐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비교적 현금흐름이 좋은 통신업계조차 3년째 설비투자 규모가 계속 감소, 중소 통신장비업체 등 관련업계의 경기침체 악순환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작년도 실적발표를 끝낸 기업들은 대부분 올 설비투자를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4개 업체의 올 설비투자 규모는 총 4조9천900억원으로 지난해 5조6천283억원, 2002년 6조820억원에 비해 계속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이를 각 업체별로 보면 최대 통신업체인 KT는 올 설비투자 규모를 2001년 2조7천억원, 2002년 2조6천억원, 작년 2조4천억원에서 올해는 2조원 안팎으로 줄일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은 올해 총 1조7천억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하며 W-CDMA에 대한 투자는 2천500억원 선에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조6천960억원, 2002년 1조9천640억원을 설비투자에 투입했었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통신업체들이 이처럼 설비투자를 대폭 축소하거나 예년 수준에 맞추고 있는 것은 마땅히 투자할 곳도 없고 국내경기 위축에 따른 가계소비지출 감소 등 경기의 불확실성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역사상 최대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정부는 기업들이 이를 투자로 전환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중소통신업체의 경우 불황의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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