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이웅열 코오롱 회장 퇴진

최근 경제계에 매우 특이한 행보가 일어났습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사진)이 지난달 28일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을 한 겁니다.

이 회장은 현재 만 62세입니다. 그룹 오너로 아직 한창 경영 전반을 책임질 나이입니다. 그룹 오너 중에 자진해서 퇴진한 사람도 더러 있지만, 60대 초반은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코오롱그룹은 최근 굵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소재 분야와 바이오 사업에서 큰 결실을 맺으려는 시점입니다. 중요한 시점에서 전격 퇴진을 선택한 이유를 두고 경제계 안밖에서 궁금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웅열 회장은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며 “이런 저런 이유로 3년이 더 흘렀는데 우물쭈물하다 더 늦어질까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그가 말한 ‘새로운 도전’은 창업을 이야기 합니다. 그는 퇴임사에서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그룹 오너들이야 그룹 내에서 신사업은 여러 차례 도전하지만, 그룹을 나와 자기만의 창업을 해보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밖에서 펼쳐볼 것”이라며 “새 일터에서 성공의 단맛을 맛볼 준비가 됐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또 다른 해석으로는 후계자를 위한 자진사퇴라는 말도 있습니다. 오너 3세인 이웅열 회장은 23년 가까이 그룹을 책임졌습니다. 이 회장의 장남이자 4세 경영자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인데요. 그는 2017년 12월 상무로 승진했고 2018년 초 코오롱 계열사 리베토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습니다. 이 회장은 퇴임과 동시에 이규호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고 지주회사 코오롱에서 유석진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올려 경영권 승계 구도를 뒷받침하도록 했습니다.

이미 지난해 안병덕 코오롱 사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해 경영 멘토의 역할도 준 바가 있습니다. 가업승계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 놓은 상황입니다. 이규호 전무가 총수로 오르기 전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체제 하에서 경영수업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이웅열 회장의 갑작스러운 퇴진 소식 뒤에 그가 정말 어떤 창업을 할지와 그리고 이규호 전무가 차세대 CEO로 코오롱그룹을 다시 성장시킬 수 있을지 두가지 포인트에서 지켜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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