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신세계그룹은 전통적으로 유통 분야 중 특히 대형마트 시장에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마트’라는 브랜드 인지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이곳을 드나드는 충성 고객 수도 단연 선두라고 평가해도 좋은데요. 반면 유통 시장에서 약세라고 할 수 있는 분야는 편의점 시장입니다.

그래서 신세계가 야심 차게 선보인 2개 브랜드가 바로 ‘이마트24’와 ‘노브랜드’였습니다. 이마트24는 기존 편의점 업계를 겨냥해 기존 ‘위드미’를 새 단장한 거였고요. 노브랜드는 편의점과 대형마트 중간 지대를 겨냥한 신세계 자체 PB 전문점이자, 기업형 슈퍼마켓인 SSM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점주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두 브랜드가 취급하는 상품 가운데 중복되는 항목들이 너무 많아서 자칫 두 매장이 경쟁 관계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이러한 우려를 신경 쓴 듯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3월 그룹 채용박람회에서 인사말을 하면서 “두 매장 사이에 상품 중복률을 최소화하고 두 브랜드가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노브랜드와 이마트24의 상품이 중복되면 이마트24가 더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마트24는 노브랜드 품목을 취급해 왔는데요. 인근에 노브랜드가 들어서면 고객 입장에서는 발길을 돌릴 수 있게 될 공산이 크죠.

그래서 2019년부터 이마트24에 노브랜드 품목을 팔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에 이마트24 전용 PB상품을 론칭하겠다는 겁니다. 서로 다른 색깔을 입혀 특화시키겠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것도 근본적인 해결이 될지 의문입니다. 최근 노브랜드는 가맹사업으로 전환키로 했는데요. 노브랜드가 가맹사업으로 확장되기 시작하면 전체 편의점 업계는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를 인근 지역에 마주하게 됩니다.

이마트24 입장에서도 적잖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입니다. 가장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노브랜드도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입지를 가맹사업으로 확대해야 할 입장입니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서 두 사업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갈등은 끝나지 않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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