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경제에는 각종 지표들이 있습니다. 고용률, 기업경기체감지수, 소비자물가지수, 원자재 가격 등 기업들은 아주 기본적인 이들 지표 속 숫자를 해석하고 분석해서 향후 경영 목표와 전략으로 삼는게 일반적인데요. 경제지표 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뉴스입니다. 금리가 어떻게 변동되느냐도 관심이지만, 금리 인상이 언제 단행되는지가 항상 초미의 관심사이죠.

올해 한국의 기준금리 방향은 역시나 미국의 금리 움직임에 따라 크게 좌우될 걸로 보입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 한해 통화정책의 기조를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보폭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는데요. 미국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춘다면 최근 국내 경기 여건에선 가급적 기준금리를 올릴 일이 없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말을 거꾸로 뒤집고 보면 연준이 기존 인상 속도를 고수할 경우 한국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미국 연준은 올해 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되 경기 지표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 현재 분위기입니다. 구체적으로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도, 올해 기준금리 인상횟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2회로 낮추는 방안을 내비쳤습니다. 일각에서는 금리동결과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 중입니다.

2018년에 이뤄졌던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를 조금 늦추겠다는 뜻이죠. 이를 두고 미국 연준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변신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온화한 비둘기처럼 통화정책에 있어 서두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긴박하고 반복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매파’적 성향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한국은행은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국내외 경기와 미 금리 동향,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살필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인상이라는 깜빡이 신호 버튼을 끄지는 않았지만, 미국 연준의 최근 향방을 보면, 한은의 금리인상은 제한적이고, 특히 금리인하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주열 총재도 2019년 올해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으로 “국내외 여건 중에 우호적인 것이 별로 없다”며 우려 섞인 논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는 “올해도 우리 경제가 2%대 중후반의 성장세를 보이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화정책을 펼 때 중앙은행이 고려하는 2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성장과 물가인데요. 이것에 대해서 이 총재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보통 한은 총재는 항상 시장에 금리의 향방을 예고합니다. 그것은 직접적인 언급 보다는 우회적인 발언들을 통해서 말이죠. 이것을 두고 시장에 사전 신호를 준다고 말합니다.

이주열 총재의 최근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올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관측하는게 무게감이 있어 보입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75%입니다. 미국보다 최고 0.75%포인트 낮은 상태죠. 보통 시장에서는 한·미 간 금리차이가 1% 초과로 벌어지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1% 이하로 금리차이를 유지하는 것이 올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본 방향이 아니겠냐,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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