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맛에 채용”은 옛말…내국인 맞먹는 인건비에 생산성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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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맛에 채용”은 옛말…내국인 맞먹는 인건비에 생산성은 뚝
  • 김도희 기자
  • 호수 2200
  • 승인 2019.01.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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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에 있는 A사는 최근 들어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중단했다. 직원 수 25명에 연매출 40억원 규모인 이 회사는 해마다 외국인 3~4명을 채용해 포장·운반 등 단순 작업에 활용해왔지만 급격히 오르는 인건비 부담에 올해부터는 뽑지 않지 않기로 한 것.
지난해 이들 외국인 근로자에 들어간 비용은 2018년 최저임금(7530원)을 적용해 1인당 월평균 288만원(숙식비 포함) 수준이었다. 이는 2017년 평균 269만원보다 7% 정도 늘어난 금액이다.
A사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최저임금도 급격하게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은 커진 반면 경기 악화로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추가 채용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아예 공장을 베트남 등 해외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마저 고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그간 저렴한 인건비가 강점이었던 외국인 근로자가 내국인과 최저임금을 동일하게 적용받으면서도 숙식비 등 부대비용은 더해지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른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의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내국인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외국인 근로자에 동일한 임금을 주는 정책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내·외국인 급여차 4% 남짓 불과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가 2017년도 외국인 신청업체 중 2018년도 미신청 중소 제조업체 577개사를 대상으로 ‘외국인력(E-9) 고용 동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들의 외국인근로자 신청 규모는 4만7346명으로 2017년 7만 2193명보다 34.4%나 줄었다. 외국인 근로자 신청이 줄어든 이유로 중소기업들은 ‘인건비 부담’(38.3%)과 ‘경영악화’(24.1%)를 꼽았다.

실제로 외국인과 내국인 근로자 간 임금격차는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에 지급한 월평균 급여(숙식비 포함)는 255만4000원으로 2017년(239만8000원)보다 6.5% 늘어났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급여는 내국인 267만1000원의 95.6%에 달했다. 이는 2017년 91.4%보다 4.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보다 10.9% 오르는 등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외국인과 내국인 근로자 급여가 수년 내 역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듯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마땅히 일할 만한 내국인을 찾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상황이다.
중기중앙회가 최근 전국 182개 중소기업 현장을 직접 방문, 면접을 통해 작성한 ‘외국인력(E-9) 활용 중소 제조업체 현장방문’ 결과 보고서에서도 외국인 근로자 활용 중소 제조업체들의 고충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활용 중소 제조업체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리한 이직 요구와 이를 업체가 들어주지 않을 때 이어지는 태업 등 불량한 업무태도’(37.9%·복수응답)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해 평균 2~3개월의 기간과 수수료·교육비·교통비 등의 비용을 투자하지만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이 입국 후 얼마 되지 않아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는 등 근로계약에 대한 ‘신의성실’을 다하지 않는다는 것.

이에 외국인 근로자 활용 업체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무분별한 사업장 변경에 대해 제재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가 태업 등 업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업주가 대처할 수 있는 수단 마련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경기 고양시의 B사 대표는 “수수료는 물론이고 여러 부대비용을 부담하면서 3년 계약으로 채용했는데, 1년도 되지 않아 사업장 이동을 요구한다”며 “인력난을 겪으며 수개월을 기다리며 채용했지만 곧바로 인력 공백이 생기고, 다시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하며 기다리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원 원주시 C사 담당자도 “아무 사업장이나 일단 지원해서 입국한 후 막무가내로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구인업체를 징검다리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사업장 변경을 해주지 않으면 태업이나 외국인 인권단체를 활용한 업무방해 등이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최소 1년 최저임금 차등 바람직
‘의사소통 애로와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 적용’하는 정책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중기중앙회가 지난해 7월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제조업체 600개사를 대상으로 ‘외국인력 활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내국인 대비 87.4%였다. 월평균 급여가 내국인의 95.6% 수준임을 감안할 때 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에 비해 과도한 임금을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계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수습기간을 별도로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은 언어와 환경 적응, 일의 숙련도 등을 감안할 때 최소 1년 이상은 최저임금도 차등 적용해야 형평성에 맞다는 주장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수습기간 3개월 동안은 업무습득과정 등을 고려해 급여를 최저임금보다 10% 낮게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노무일 경우 수습기간 적용을 금지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단순노무에 종사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외국인 근로자는 입국 후 입사하는 순간부터 최저임금 전액을 보장 받는 상황이다.

경기 김포시의 D사 공장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어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 디테일한 작업지시가 불가능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외국인 근로자 선발 요건 및 한국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허가제 제도 개선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도 나왔다.
충남 천안시의 E사 담당자는 “외국인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주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키·몸무게·나이 정도 밖에 없어 사실상 ‘복불복’”이라며 “채용과정에 사업주에게 더 많은 정보와 권한을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충북 음성군의 F사 이사는 “내국인 근로자가 구해지지 않아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현행 점수제에서는 신규 신청하는 업체에 더 높은 점수가 배정돼 기존에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는 업체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기 어렵다”며 “기존 업체들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배정될 수 있도록 점수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사업주 부담’ 개선해야
외국인 근로자 임금이 이미 내국인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다른 혜택까지 주어지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대표적인 것이 숙식비 부담이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고용기업 중 96%는 숙식을 현물로 제공한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숙식비 지원은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숙식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다른 사업장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숙식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남 천안시에 있는 G사 담당자는 “요새 외국인 근로자들은 일단 입국만 하자는 생각이다. 근로계약 이후에는 SNS 등을 활용해 사업장 정보를 공유하고 실제로 급여와 숙식 등이 더 좋은 사업장으로 이동한다”며 “인력이 아쉬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숙식비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원하는 것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혜택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업주의 비용 부담이 클 뿐 아니라 ‘노후 보장’이라는 국민연금의 본래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고용허가제 대상 국가 16개국 중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8개국의 외국인 근로자는 상호주의에 따라 국민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국민연금 보험료의 절반은 사업주가 부담한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외국인 근로자 국민연금 지원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1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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