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중용(中庸)’을 수양과 처신의 가장 중요한 법도로 삼았다. <논어>에 실려 있는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의 고사도 중용의 도를 강조하는 말이다. 제자 자공과의 대화에서 제자 자장의 지나침과 자하의 모자람을 지적했던 가르침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에도 중용의 도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드물어서 공자는 많이 안타까워했다. <논어> ‘옹야’에 실려 있는 “중용의 도는 지극하도다. 백성 중에 이를 지닌 사람이 드물게 된지 오래됐다”가 말하고 있는 바다. 

또한 <중용>에 있는 “천하의 국가를 평정해 다스리는 것도 가능하고, 직위나 녹을 사양하는 것도 가능하며, 시퍼런 칼을 밟고 서는 것도 가능하지만, 중용을 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어렵고 힘들기에 공자는 그 차선의 사람을 제시했다. <논어> ‘자로’에 실려 있는 공자의 말이다.

“중도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다면, 반드시 뜻이 큰 사람이나 고집스런 사람과 함께 할 것이다. 뜻이 큰 사람은 진취적이고, 고집스런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반드시 지킨다.” 

여기서 꿈이 큰 사람은 원문으로는 광자, 고집스런 사람은 견자다. <맹자> ‘진심하’에는 맹자가 상세하게 해석해주는 말이 실려 있다. 

“광자는 뜻이 크고 그 말도 당당해서 ‘옛사람이여, 옛사람이여’ 하지만 정작 그들의 행동은 그 말에 따르기는 조금 부족하다. 그 다음 사람 견자는 불결한 것과 불의한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로 공자는 중용의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바로 이들과 같은 사람을 구해 함께 하고자 했다.”

공자가 생각했던 사람 중 가장 최우선의 사람은 중용의 도를 행하는 사람이고, 다음은 뜻이 커서 진취적인 사람, 그 다음은 고집스러워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다. 분명한 뜻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설사 행동이 미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논어> ‘옹야’에 실려 있는 공자와 제자 염구와의 대화에서 공자가 가르치는 바와 같다. 공자는 염구가 “스승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합니다”라고 말하자, 이렇게 대답해준다. “힘이 부족하면 하다가 도중에 그만두게 되지만 지금 너는 미리 선을 긋고 물러나 있구나.” 능력이 부족하다고 미리 현실과 타협하는 것보다는 최소한 큰 뜻을 가지고 당당하게 도전하다가 실패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사람은 최소한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사람으로 욕심과 정욕에 미혹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능력은 좀 부족하더라도 마음은 바르게, 정결하게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큰일을 이루기에는 부족할 지라도 부정과 부패, 불의로 세상을 어지럽히지는 않는 다. 최소한 질서를 어지럽히지도,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공자도 마흔이 돼서야 미혹되지 않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평상시의 삶에서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중용의 길을 취하는 것, 언제나 무너지지 않는 균형감각으로 올바른 도리를 지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중용의 도를 포기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설사 중용의 도리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큰 뜻을 가지고, 불의와 부정에 타협하지 않는 삶은 지켜나갈 일이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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