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에게 충고하는 일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스스로를 아는 일이다.”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했던 말이다. 

그로부터 약 100년 후 중국의 철학자 공자도 비슷한 뜻의 말을 거듭해서 했다. 

“군자는 자신을 돌아보고 소인은 남의 탓을 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자신에게 엄하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너그럽게 한다면 원망 받을 일이 없다(躬自厚 而薄責於人 則遠怨矣)”

“군자는 남의 장점을 키워주고 남의 단점은 막아준다. 소인은 그 반대이다(君子成人之美 不成人之惡 小人反是)”

공자의 철학을 이어받은 맹자도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는 ‘반구저기(反求諸己)’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루 상’에 실려 있는 “남을 사랑하는데 친해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인자함을 돌아보라. 남을 다스리는데 잘 안 된다면 자신의 지혜를 돌아보라. 남을 예의로 대하는데 화답하지 않으면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라”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옛 성현들이 이처럼 거듭해서 경계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아는 일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일이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남의 탓은 잘 하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일이 드물다. 

심지어 정도가 지나치게 되면 자신에게 같은 단점이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단점을 공격하기도 한다. <채근담>에 실려 있는 ‘이단공단(以短攻短)’이 뜻하는 바다.

“상대방의 단점은 잘 감싸줘야 한다. 만약 상대방의 단점을 들춰내 널리 알린다면 이것은 자신의 단점으로 상대의 단점을 공격하는 것이다. 성격이 고집스런 사람은 잘 타일러 깨우쳐줘야 한다. 상대에게 화내고 미워하기만 한다면 이것은 자신의 완고함으로 상대의 완고함을 구제하려는 것이다(人之短處 要曲爲彌縫 如暴而揚之 是以短攻短. 人有頑的 要善爲化誨 如忿而疾之 是以頑濟頑).”

오늘날도 자신의 이익과 성공을 위해 남을 공격하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자신에게 같은 잘못이 있는데도 짐짓 감춰두고 남을 공격하는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처신을 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상대의 잘못이나 사회의 불의를 보고 화를 내며 분개하지만 정작 자신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는 것을 모른다. 

이런 풍조가 심하기에 ‘내로남불’ 즉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해괴한 신조어까지 생기게 됐을 것이다. ‘내로남불’은 이런 풍조가 우리 사회에, 특히 소위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에게 만연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용어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쉽지 않았기에 옛 선비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수양을 쉬지 않았다. 스스로의 수양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풍조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들은 먼저 자신을 바로잡아야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고,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살자’라고 주장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로 ‘이단공단’ ‘이완제완’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다. 이러한 자세를 말해주는 성어가 있다. 모든 지도자들이 마음에 새겨봄 직하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스스로에 대해서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하게 하라(待人春風 持己秋霜).”

 

- 조윤제 《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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