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한(79)씨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합니다. 캐나다에 유학 중인 손녀와 PC로 화상 통화를 하고, 친구들과는 블로그에서 대화를 나누죠. 저녁 식사 후에는 컴퓨터 게임을 즐깁니다. 카페 등 커뮤니티 활동도 거르지 않고 매일 참여합니다. 그런 그이기에 ‘할아버지’ 혹은 ‘노인’이라는 호칭은 영 어울리지 않습니다. 김씨는 디지털 실버족입니다. 

디지털 실버족을 뜻하는 신조어 ‘웹버족’이 최근 화제입니다. 웹버족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노인 세대를 지칭하는 실버(silver)의 합성어랍니다. 디지털 라이프를 즐기는 정보화된 노인을 이르는 말이죠. 

웹버족은 단순히 인터넷을 사용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고 각종 정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인터넷 서핑은 기본이죠. 블로그·카페· 홈페이지 운영은 물론 전자상거래, 사이버 강의, 학위 취득 등의 활동을 하며 인터넷상에서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합니다.

어느 순간 시대의 흐름을 타는 실버세대들이 콘텐츠 시장을 점령했습니다. 문화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생산자로도 활동하고 있지요. 신조어 ‘액티브 시니어’ ‘실버서퍼’ 등이 떠오르는 이유입니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는 은퇴한 이후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활력 있는 삶을 추구하는 50~70대 중·장년층을 지칭합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 자본력을 바탕으로 문화와 소비생활을 적극적으로 향유하지요. 또한 자신의 행복 추구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핵심 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가족을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생활전선에서 최선을 다했던 시니어 세대. 은퇴한 후에도 높은 자존감을 유지하며 인생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에 감동하게 됩니다.

100세 시대 기업이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실버서퍼’는 ‘실버’와 인터넷 서핑을 잘하는 사람을 뜻하는 ‘서퍼(surfer)’가 결합된 신조어입니다.

인터넷은 물론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50~70대 중장년층을 일컫습니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인 상황에 시니어층이 스마트폰 상용화에 빠르게 적응한 것이 ‘실버 서퍼’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네요. 특히 은퇴 후 경제적으로 탄탄한 시니어층의  경제력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실버서퍼의 힘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곳은 유튜브입니다. 유튜브는 한때 10·20대 젊은층의 전유물로 꼽혔지만 지금은 50대 이상 세대의 이용률도 높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발간한 ‘대한민국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과 2019년 전망’을 통해 올해 ‘실버서퍼’를 주목해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 노경아 자유기고가(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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