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규모별 지불능력 제각각…현행 고수 땐 영세업종 감원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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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규모별 지불능력 제각각…현행 고수 땐 영세업종 감원 불보듯”
  • 김도희 기자
  • 호수 2208
  • 승인 2019.03.25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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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이대로는 안 된다’ 토론회
 

“근로자 임금의 최저수준 보장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최저임금제도의 당초 목적이 퇴색된 지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생산성과 지불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고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임금을 결정할 수 있는 입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지난 1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이대로는 안 된다’ 토론회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금 우리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지난 2년간 30%나 오른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도로 그 어느 때보다 고용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OECD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은 3위지만 정작 최저임금을 못받는 근로자가 2017년 기준 100명 중 13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사업별 구분적용 근거 있어

김 회장은 “최저임금 구분적용은 우리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임과 동시에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과 고용문제를 최소화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영세기업의 근로자까지 최저임금 제도권으로 포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1988년 처음 시행된 최저임금법에는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해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실제로 시행 첫 해 28개 업종을 1군과 2군으로 나눠 각각 다르게 적용한 바 있다. 

하지만 객관적 기준의 모호성, 업종별 노사간 이해 충돌 등을 이유로 첫 해만 나눠서 적용한 뒤 이듬해인 1989년부터는 일률적으로 적용해오고 있다. ‘똑같은 최저임금 적용’이 30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강식 항공대 교수는 “소상공인이 해외 주요국 대비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경제구조 특성과 실제 임금수준·미만율의 차이가 큰 점 등을 고려해 구분적용을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내놓은 ‘소상공인 사업체(자영업자+10인 미만 기업)의 월평균 운영 비용’에 따르면 인건비가 378만4000원으로 월평균 운영비용 735만4000원의 51.5%를 차지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소상공인들에게 얼마나 타격이 될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규모·업종별 최저임금 영향률 큰 차이

김강식 교수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업체의 인건비 부담은 경제 전체적으로 1.1%포인트 증가하며 그 영향은 규모·업종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며 “부담 증가는 주로 10인 미만 사업체에 집중되며 특히 음식숙박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커서 4인 이하 소상공인 사업체의 인건비 부담을 5.4%포인트 증가시킨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업종별·규모별·지역별·연령별 최저임금 구분적용 방안을 제시했다. 

업종별 구분적용의 경우 “업종을 두 집단으로 나눠 설정하고 단계적 세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 어려움이 예상되는 편의점·PC방·택시업·경비업·이미용업·일반음식점업·슈퍼마켓·주유소 등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업종부터 구분할 수 있다는 방안을 내놨다. 

규모별 구분적용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미만율과 영향률이 높고 인당 부가가치 및 영업이익이 낮으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큰 규모에 대해 최저임금을 구분적용 할 수 있다”며 5인 미만 사업체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 또는 감액 적용 등을 방안으로 언급했다. 

또 지역별 구분적용과 관련해서는 초기 대상지역을 2∼3개 그룹으로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연령별 구분적용의 경우 고령자 및 청소년의 연령기준 및 감액율 설정 및 연령차별금지 논리 극복이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저임금 구분적용 헌법적 정당성 충분

이지만 연세대 교수(한국중소기업학회장)의 사회로 이어진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구분적용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김희성 강원대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종업원 수에 따른 구분적용에 대해 합헌성을 인정한 바 있다”며 “최저임금 구분적용에도 헌법적 정당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최저임금의 구분적용은 영세사업장에 대한 온정주의적 보호만으로 볼 수 없다“며 ”규제의 유연한 적용으로 영세중소상인들의 시장 참가를 유도하고, 성장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영세 소상공인의 상당수는 최저임금 인상 규모가 커지게 되면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인건비나 종업원 수를 줄이는 형태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종업원 5인 미만 소상공인에 한해 한시적으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는 방안을 특단의 대책 중 하나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현실을 반영해 연령별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고령층의 생산성·빈곤, 희망 임금수준 등을 고려해 다른 연령층과 구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별 임금 인상의 충격 흡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구분 적용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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