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석달째 0%대 상승…고조되는 디플레이션 우려
상태바
소비자물가 석달째 0%대 상승…고조되는 디플레이션 우려
  • 손혜정 기자
  • 호수 2210
  • 승인 2019.04.08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3월 소비자물가가 0.4%대 오르는 데 그쳤다. 올 1월부터 3개월 연속 0%대를 이어가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공개한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49(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4% 상승했다. 이는 2016년 7월(0.4%)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상승률이 이보다 더 낮았던 때는 1999년 7월(0.3%)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2월에는 1.3%였는데 올해 1월 0.8%, 2월 0.5%에 이어 3개월 연속 1% 미만에 머물렀다.

 

1분기 상승률 1965년 이후 가장 낮아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5%로 분기별 통계가 제공되는 1965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품목 성질별로 보면 석유류가 9.6% 하락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를 0.43%포인트 낮췄다. 채소류 물가는 12.9%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농·축·수산물은 0.3%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02%포인트 낮췄다. 서비스 물가는 1.1% 상승해 전체 물가를 0.58% 포인트 끌어올렸다. 2014년 2월(1.1%) 이후 5년 1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지난달 공공서비스는 0.3% 하락했으나 개인 서비스는 2.0% 상승했다. 개별 품목을 보면 무(-51.1%), 딸기(-16.1%), 양파(-30.3%), 파(-30.6%), 호박(-30.0%) 등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석유 제품 가격은 큰 폭으로 내렸다. 낙폭을 보면 휘발유 12.6%, 경유 7.0%,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6.9% 등이다. 서비스 물가 중에서는 학교 급식비가 41.3% 떨어져 1995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석유류가 (물가 안정에) 가장 기여했다”며 “기상 여건이 좋아서 채소류 출하량도 증가했다. 서비스요금 상승세도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기 위해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3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3.0% 하락했다.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하락속 디플레이션 우려

물가상승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8% 올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 상승률은 0.9%였다.

이 같은 저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수 경기까지 움츠러드는 경향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반 하락했다. 자료에 따르면 2월 전 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계열)는 전달보다 1.9% 하락했다. 

2013년 3월(-2.1%) 이후 5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달보다 0.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0.4%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2013년 11월 11.0% 감소한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에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난 셈이다. 

지난달 수출도 1년 전보다 8.2% 감소한 47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이렇듯 성장 흐름이 꺾인 상황에서 저물가 흐름마저 완연해짐에 따라 디플레이션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은 “하반기 이후 1% 중반 물가상승 나타낼 것”

경제 당국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입장이다. 디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장기간 저물가가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주로 공급 측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0.9%로 1%에 근접한 데다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2.0%로 낮지 않은 수준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총수요 부족이나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다기보다는 국제유가 하락이나 유류세 인하 등 일시적·정책적인 요인에 의해 물가가 내려갔다고 파악하고 있다”면서 “유류세 인하와 농산물 가격 하락 요인 등이 사라지는 5~6월쯤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일 연임 1주년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당분간은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을 하다가 공급 측의 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점차 높아져 하반기 이후에는 1%대 중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