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독일경제의 장기부진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80년대까지 유럽최대의 경제대국이었던 독일의 국가경쟁력은 90년대초 2위에서 2002년 15위로 추락했고 독일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90년대초 11.5%였으나 90년대 중반이후 9%전후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또 95∼2000년에 미국과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22.3%, 14.9%였는데 비해 독일은 6.5%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독일경제 부진의 이유는 통일이 사전준비를 거치지 않은채 빅뱅방식으로 급속히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김 연구원은 주장했다.
즉 ▲항만·도로 건설, 사회복지 등 동독을 통합하는데 드는 비용이 95년까지 1천150억마르크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조2천억 마르크였고 ▲통일비용에 따른 정부의 재정악화로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투자가 미국 등에 비해 저조했으며 ▲동독기업 종업원에 대한 과도한 임금인상은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독일은 충분한 체제전환 기간을 거쳐 점진적으로 통일하는 게 바람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