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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정책 패러다임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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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7호] 승인 2019.05.27  11: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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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필규(중소기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도 중장년도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창업지원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가성비가 높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창업지원정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지원방식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실패확률이 큰 준비 안된 창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준비된 창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청년창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원해서는 안된다. 준비된 창업을 하는 청년이라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겠지만 그럴듯한 아이디어로 포장만 잘 하는 청년창업가라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준비됐느냐 아니냐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거다. 창업동아리 경험, 창업교육훈련이력, 창업경진대회 참가이력,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경력이나 판매경력 등 창업과 관련된 준비나 시행착오를 많이 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예비창업가라면 지원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이런 창업준비에 관한 정보를 제시할 수 없는 창업가라면 보다 충실한 창업준비정보를 제시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을 유예하는 게 좋다. 요컨대 창업지원의 기준은 그럴듯한 아이디어나 창업아이템이 아니라 창업준비의 정도를 보여주는 정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년 창업지원은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오랜 경력을 살리면서 창업에 필요한 준비를 보여주는 창업가라면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현재의 창업지원은 중장년의 경력형 창업에 대한 지원에 인색하다. 중장년의 수십년 경험과 네트워크가 사장되지 않고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청년의 패기와 아이디어를 중장년의 경험과 네트워크와 연결시키는 세대융합형 창업에 대한 지원도 대폭 확대돼야 한다. 

둘째 생계형 창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혁신형 창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생계형 창업과 혁신형 창업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보통 기술보유여부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게 전부는 아니다. 탁월한 기술이 있어도 창업가가 누구냐에 따라 강소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고 영세기업에 머무르거나 부도기업이 될 수도 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인은 기술이 아니라 창업가의 마인드와 경영능력이다. 따라서 혁신형 창업의 지원기준은 기술보다는 창업가의 마인드와 경영능력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 

그런데 창업가의 마인드와 경영능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것 역시 앞서 준비된 창업과 마찬가지로 창업준비와 시행착오의 이력을 통해 파악할 수 밖에 없다. 변화속도가 너무 빨라 파악이 쉽지 않은 기술보다 창업가의 준비된 역량에 관한 정보를 평가해 지원하는 것이 혁신형 창업의 확산과 정착에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실패확률도 높고 성장도 기대하기 어려운 나홀로 창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대신 함께 하는 창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함께 하는 창업은 동업을 기피하는 오랜 관행 때문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독창업에 대한 지원비중을 줄이고 동업창업이나 협동조합 창업 등 함께 하는 창업에 대한 지원비중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이렇게 창업지원이 준비된 창업, 혁신형 창업, 함께 하는 창업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우리나라 창업의 질은 크게 좋아질 것이고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이다. 또 탄탄한 창업은 탄탄한 기업성장으로 이어져 우수인재들이 몰려가는 강소기업, 중견기업이 다수 출현하게 될 것이다. 대기업중심 경제구조는 강소기업 중심 경제구조로 바뀌고 대기업 중소기업간 격차 문제도 개선될 것이다.   

 

- 백필규(중소기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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