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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CEO의 또다른 덕목 ‘외유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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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7호] 승인 2019.05.27  11: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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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

<도덕경>에 실려 있는 역설의 철학이다. 현실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앞에 실려 있는 문장을 보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물에 관한 글이기 때문이다.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하지만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기는 데는 물보다 나은 것이 없다. 이렇게 하는 데는 물을 대치할 만한 것이 없다.”

물은 평상시에는 존재감이 없다. 일정한 형태도 없어서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스스로 낮은 곳만 찾아서 흐르기에 물보다 더 낮은 것은 없을 정도다. 하지만 물의 힘은 강력하다. 홍수가 나면 온 세상이 물에 잠기게 되고, 모든 것을 남김없이 휩쓸고 가서 폐허로 만들어버린다. 그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함이다. 이로써 보면 물은 양면적이다. 강함과 약함, 두 가지의 성격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

<도덕경>과 철학적 의미는 다르지만 같은 뜻을 가진 글들이 병법서에 많이 실려 있다. 

<군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부드러움은 단단함을 이기고, 약함이 강함을 이긴다. 부드러움은 덕이고 강함은 적이다. 약함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강함은 사람들의 공격을 받는다(柔能制剛 弱能制强 柔者德也 剛者賊也 弱者人之所助 强者人之所攻).” 여기서는 부드러움과 약함을 올바른 도리(德)로 보았고, 단단하고 강한 것을 부도덕함(賊)으로 보았다. 사람들은 덕을 돕고 부도덕을 공격하므로 결국 부드럽고 약한 편이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략>에서는 그 해석이 다르다. 부드러움과 단단함, 약함과 강함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겸비돼야 하는 것으로 보았다.

“부드러움이 필요할 때는 부드러움을 베풀고, 단단함이 필요할 때는 단단함을 시행하고, 약함이 필요할 때는 약함을 보여주고, 강함이 필요할 때는 강함을 써야 한다. 장수는 단단함과 부드러움, 강함과 약함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때와 상황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여기서 부드러움이란 지도자의 덕이고, 단단함은 기강이다. 약함은 겸손함이며 강함은 외형적인 힘을 말한다. 이들은 제각각 상반된 성격이기는 하지만 때와 상황에 따라 적절히 발휘돼야 할 덕목으로, 장수들은 이 모두를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 엄격하면서도 온화하고 겸손하면서 강인한 모습, 바로 중용의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용이란 ‘지나침도 미치지 않음도 없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가장 적절하고 조화로운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때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이 바로 중용의 실천이다. <중용>에 있는 “군자가 중용을 따르는 것은 때에 맞게 행함이요, 소인이 중용에 어긋나는 것은 거리낌 없이 행함이다”가 말해주는 바와 같다. 하지만 중용을 실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공자는 “천하를 평정하는 것도 가능하고, 직위와 녹을 사양하는 것도 가능하며, 시퍼런 칼날 위에 서는 것도 가능하지만 중용을 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가지고, 때와 상황에 따라 부드러움과 단단함, 강함과 약함이 적절히 발현되는 것이 바람직한 지도자의 모습이다. 바로 문무겸비(文武兼備),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지도자 상이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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