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 게임 시장 넘보는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영상 콘텐츠를 넘어 게임 시장도 넘보고 있다. 지난 지난달 11일부터 13일까지(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컨벤션센터에서 세계 최대 게임쇼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2019’가 열렸다. 이번 E3에는 넷플릭스가 처음 참가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E3를 통해 게임산업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자사 단편 SF 드라마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를 게임으로 출시하는 것으로 시작으로 ‘다크 크리스털: 저항의 시대’ 등 여러 오리지널 콘텐츠를 게임으로 제작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게임은 닌텐도 ‘스위치’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4’,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원’ 등 게임콘솔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업계는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가세 가능성에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누린 넷플릭스의 콘텐츠들이 게임으로 개발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데다가 게임의 요소를 도입하기 적합한 장점들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동영상 시청자들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자사 콘텐츠와 플랫폼의 매력을 더욱 높이고자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이 계속되는 게임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의 인터랙티브 게임 담당 디렉터 크리스 리는 E3 패널 토론회에서 “프로그램과 영화의 세계를 다른 매체로 확대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넷플릭스는 게임은 자체 개발하지 않고 등장 인물 등에 라이선스를 부여해 외주 제작한다.

네덜란드 리서치 업체 뉴주(Newzoo)는 “넷플릭스는 의식적으로 동영상과 게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며 “예를 들어 지난해 말 공개한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시청자들의 선택에 의해 각본이 바뀌는 롤플레잉 게임과 같은 장치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미 넷플릭스가 오래 전부터 게임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다는 의미다.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게임산업 규모는 1379억 달러로, 동영상 스트리밍과 영화 DVD 합계(968억 달러)보다 많았다. 2012~2021년 게임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1%를 기록할 전망이다. 게임을 하는 사람 수는 22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약 3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5G 등 초고속 통신망이 정착되면 게이머가 40억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영화 티켓 판매 규모보다 훨씬 더 크다. 그런 만큼 충분히 탐낼만하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시장에선 서서히 성장 한계점에 다가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건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게임 시장에 성공적으로 파고들 경우 본업인 스트리밍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게임을 영화로 만들었던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대 경우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제임스 본드 영화를 기반으로 한 ‘골든아이’ 게임은 대부분 실패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이들과 다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현재로선 이 질문에 대해 딱 부러진 대답을 내놓긴 쉽지 않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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