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만의 비즈니스였던 정치
이번 17대 총선처럼 재미있는 선거는 대한민국 역사상 없었다. 특히 총선 불과 1개월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터져 17대 총선의 흥행 가치를 높였다.
거기에 흥행적 요소를 더욱 높여준 재미있는 현상은 3당의 대변인이 모두 여자라는 사실이다. 여기서 3여대변인을 ‘재미있다’고 표현한 것은 절대로 그녀들을 무시해서가 아니다.
남자들만의 삭막한 비즈니스였던 정치, 남자들만의 살벌한 게임으로 알았던 정치에 감성적인 요소가 가미되고 있는 점, 즉 대한민국 정치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겸비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제 비례대표 공천에서는 대한민국 여성이 거의 50대 50으로 남자들과 대등하게 됐다는 사실은 눈여겨 볼만한 시대 변화의 중요한 단면이다.
21세기 들어 대한민국만큼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물론 전국구 여성의원을 가리켜 ‘왕의 간택’이라는 소리도 나왔지만 13대나 14대 총선에 비하면 거의 비약적인 변화라 할 것이다.

사장님과 영화 구경한 여자는 누구?
K사장은 아주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중요한 거래처를 공략해야 하는데 사장이 여자였다.
그 여사장과 거래를 트려는 경쟁자는 늘어가고… 조용히 여사장의 취미를 알아보니 영화감상이었다.
영화라면 어지간한 매니아 뺨치는 K사장은 영화에 그 여사장을 초대했고 K사장의 인품을 알게 된 여사장은 이에 응했다.
세 번째로 그녀와 영화관에 다녀 온 이튿날 K사장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벗어 놓은 와이셔츠 주머니에 들어 있던 극장표를 부인이 보게 된 것이다. 당연히(?) 부부싸움이 벌어졌고 K사장은 자기 아내가 이렇게 벽창호인 줄 몰랐다고 필자에게 상의하러 왔다.
영화구경 좀 한 것이 그렇게 잘못이냐, 내 나이 60대 초반인데 여자와 무슨 일을 저지르겠느냐, 여자와 섹스하는 현장을 본 것도 아닌데 내 아내는 의부증인 것 같다는 것이 K사장의 항변이었다. 비즈니스를 위한 것 뿐인데 내 아내는 사업가 아내의 자격이 없다는 극언까지 했다.

사업도 정치도 여자를 무시했다가는…
앨빈 토플러는 이미 1989년에 그의 저서 ‘Power Shift(우리나라에서 ‘권력이동’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에서 21세기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예견했다.
“거대한 파워는 남성에게서 여성에게로, 황제에게서 인민에게로,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할 것이다.”
그의 예견은 옳았다. 이제 여성을 무시하고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 CEO는 어떤 업종이건 상관 없이 여성을 모르고는 사업을 할 수가 없다. 더구나 여성을 존중하지 않고서 사업의 성공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여성의 인생을 밝고 만족스럽게 해주기 위한 구체적 전략을 기업이념으로 하는 것이 21세기 사업의 성공 비결이다. 아니 정치에서도 이 원칙은 어김없이 통한다.
K사장은 거래처 사장으로서의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긴 했으나,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서툴렀다. 큰 바람을 피우지 않았는데도 그가 지금까지 아내에게 꼬집히고 들볶이며 사는 이유는 여성으로서의 아내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몰랐기 때문이다.
사전에 아내에게 거래를 위해서는 상대방과 영화관람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어야 했고, 그 이전에 아내를 항상 존중하고 사랑했어야 옳았다. 섹스를 해야만 바람피운 거냐고 흐느껴 운다는 아내의 마음을 들여다 볼 줄 알아야 소비자로서의 여성도 사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 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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