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고래 소리쳐야 군기가 잡힌다?
소위 사내 군기를 잘 잡는다고 자부하는 A사장은 가끔씩 회사가 떠나갈 듯이 고함을 지르고, 회사 문 닫겠다는 소리도 툭하면 내뱉는다. 그의 표현대로 하면 ‘적절히 타이밍을 맞춰서’ 소란을 피운다.
고함을 지르고 때로는 집기를 집어던지는 것을 A사장은 군기 잡는 것으로 알고 있다.
떠들어대고 나서 회의를 하거나 사원들과 마주 앉아야 분위기가 자기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고 믿는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회의(예를 들면 사원들이 뭘 잘못했다든가, 급여 인상 등 요구조건을 내걸든가 할 때)를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큰 소리가 그의 방에서 터져 나온다.
또는 외국에 장기간 출장가기 전과 출장에서 돌아 온 후에 회사가 떠나갈 듯이 난리를 피운다.
말하자면 자기가 회사를 비운 사이에 공백이 생긴 카리스마(A사장은 자기 자신을 카리스마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를 그런 식으로 해야 회복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노사관계는 대결구도?
A사장은 사원들과의 관계를 대결구도로 생각하고 있는 CEO이다. 물론 지나치게 강성인 노조가 사내에 회오리를 일으킬 때는 필수적인 대결구도가 형성되기는 한다.
그러나 사원과 사장의 관계는 절대로 대결구도는 아니다. 오히려 지독한 대결구도는 회사를 멍들게 한다. 대결구도, 또는 지배와 피지배의 구도로 사원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요구조건을 한 두가지 들어주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구. 그러니까 평소에 팍 눌러놔야 한다구. 사원들이란 기회만 있으면 회사에 뭐든지 달라고 손을 내밀거든. 오냐오냐 하면 줄수록 의기양양이라니까!”
언젠가 그는 CEO 대상의 경영 세미나가 열렸을 때 이렇게 체험담을 발표한 일도 있다.
물론 그의 군기 잡기가 가끔씩 먹혀 들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사원들이 실수를 저지르든가 했을 때는 약발을 받는다.
또는 사원들이 회사의 경영성과와 상관 없이 일방적인 요구를 할 때에도 그의 난리법석 군기잡기가 약발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래봤자 약발 먹히는 것은 1년에 한두번 정도라는 것이 그 회사 중역들의 빈정거림이다.

사원님, 웃고 싶으십니까?
CEO는 때로 사원들의 군기를 잡아야 할 때가 있기는 있다. 그러나 군기잡기가 ‘심술 부리기’ 또는 ‘선수치기’ 등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행동으로 비춰져서는 말이 안된다.
A사장의 군기 잡기에 비하면 B사장은 아예 군기라는 것 자체를 생각지 않고 사원들을 대한다. B사장은 항상 싱글벙글이다.
CEO로서 머리 아픈 일도 많을텐데 왜 그렇게 밝게 웃는지, 어쨌든 사원들은 그를 좋아한다.
B사장은 “사원들이 잘 해야 회사가 잘 된다”라고 확실하게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원들의 마음을 거슬리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의 웃음 역시 그러한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능하면 하루 한 사람 이상의 사원을 웃겨 보라.
농담을 하든 칭찬을 하든, 사장이 자기를 웃겨주는 것을 기분 나빠할 사원은 아무도 없다. 가능하면 찡그린 얼굴은 사원들 앞에 보이지 말라.
“사장이 괴로운 얼굴을 짓고 있어야 사원들이 사장의 고충을 안다.”라고 A사장은 항상 말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하라. 사장이 사원들에게 웃음을 보이고, 사원을 웃기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사원들은 알게 된다.
그런 사장을 사랑하지 않을 사원은 없다. 엄포를 놓고 군기를 잡는 사장보다는, 사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사원들을 웃기려는 사장이 당연히 인기도 높다. 그런 회사가 사기도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 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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