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기업의 경영실적이 양극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잘나가는 기업은 한없이 잘나가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영자(CEO)가 기업의 성패에 대해 책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처럼 산업환경이 급변하고 경영리스크가 커지는 시대일수록 기업을 진두지휘하는 CE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격변기에 기업의 성공·실패는 관행이나 시스템에 결정되기보다 리더의 결단과 실행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폭풍속에서 선장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10년간 주요기업의 이익변동 추이를 분석, 다섯가지 ‘최고의 CEO·최악의 CEO 유형’을 도출하고 ‘CEO의 성공조건’을 제시했다.

외부 평가에 연연하지 말라
외부 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것은 기업을 목적없이 요동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탁월한 CEO일수록 비전과 목표가 단순 명료하고 상황변동이나 주변의 평가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은 2년내에 회사를 회생시키지 못하면 스스로 물러날 것을 다짐하고 고강도 개혁에 착수했다.
3개년 재생계획에 따라 부품업체 절반을 감축하고 2만1천명을 감원시켰다. 5개 공장을 폐쇄시키기도 했다.
충격 이후 원래 수준 이상으로 닛산이 성장을 달성하자 카를로스 곤을 ‘칼잡이’, ‘장의사’로 비난했던 일본 언론이 이제는 그를 영웅시하고 있다.

직원들 감동시키는 능력
뛰어난 리더일수록 직원들이 스스로 일하게 만든다. 나그네의 저고리를 벗기는 데는 태풍보다 햇볕이 더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직원들을 일하게 만들려면 우선 CEO는 자신의 비전을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리더는 분명하고 타당한 장·단기의 목표를 제시해 직원들의 발전을 자극해야 한다.
3M의 제임스 맥너니 회장은 신제품이 전체 매출의 25%이상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25% 룰’을 ‘40% 룰’로 상향조정함으로써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잘될수록 겸손해야
많은 경영자들이 기업환경이 괜찮아지고 실적이 올라간다 싶으면 긴장을 늦춘다. 그러나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않는 순간 넘어진다.
세계일류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의 초 후지오회장 조차도 “도요타가 현재 상황에 안주해 ‘가이젠(改善)’을 하지 않으면 성장은 끝이다”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GE의 잭 웰치 前회장은 조직구성원을 핵심정예(20%), 중간층(70%), 하위(10%)로 구분하고 상시 구조조정체제를 갖춤으로써 끊임없는 경쟁과 기업혁신마인드를 불어넣었다.
특히, 기업 실적이 좋으면 타 회사로부터 견제와 질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CEO는 호언장담식 발언으로 다른 기업을 자극하지 말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시대 흐름을 읽는 통찰력
산업침체, 새로운 트렌드의 등장에 우물쭈물로 일관하면 시장경제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소니의 노부유키 이데이는 변화된 트렌드 읽기에 실패했기 때문에 본업인 소비자 가전에서 히트상품이 사라지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신뢰를 잃고 ‘소니쇼크’를 초래했다.
반면 델사의 마이클 델 사장은 디지털TV 수요증가를 미리 포착, 디지털 가전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진입함으로써 시장선점 전략에 성공했다.
CEO는 미래 트렌드를 바르게 조망하고 5∼10년후를 대비한 수종사업을 발굴할 줄 알아야 한다.
IBM은 매출의 10%는 R&D에 투자하는데 아울러 R&D비용의 10%는 미래를 위한 기초 R&D에 투자하고 있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라
탁월한 리더는 ‘버릴 것은 버리는’ 과감한 구조조정에 집중해 위기를 정면돌파한다.
HP 회장인 칼리 피오리나는 컴팩과 합병하면서 자원낭비를 줄이기 위해 컴팩과 중복되는 제품군을 과감하게 폐기해버렸다.
루 거스너 IBM사장은 2002년 HDD부문이 28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보였지만 4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내자 히다치에 21억달러만 주고 매각해 버렸다.

후계자를 양성하라
장기적 계획하에 후계 CEO 육성에 소홀하면 리더십 공백과 레임덕 현상을 유발하게 된다.
90년대 GE는 후계 CEO를 선발하기 위해 각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영입, 7년에 걸친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바 있다.
반면 시스코사는 그동안 6% 이하의 낮은 이직률을 자랑했지만 정작 유능한 CEO가 요구되던 시기에 핵심중역을 놓쳐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역량있는 후계자의 선발과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금 당장 개발하라.

◇사진설명 : 많은 CEO들이 기업환경이 좋아지면 긴장의 끈을 늦춘다. 그러나 자전거는 폐달을 밟지 않는 순간 넘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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