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製紙)’, 종이를 만든다는 뜻이다.
제지업계에서 만드는 제품은 대부분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포장, 박스류다.
원재료의 80% 정도는 재활용 고지(古紙)이며 나머지 20%가 수입산 펄프다.
국내 경제성장과 더불어 제지산업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해 지류생산량은 1천14만여톤으로 2002년보다 3.4% 늘었고 수출도 매년 성장, 지난해 266만여톤을 해외에 팔았다.
제지업계의 가장 큰 애로는 원자재 문제다. 국내에서 펄프 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데다 재활용 고지조차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제지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원자재의 20% 가량을 해마다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국내 공급을 맡고 있는 폐지업체(고물상)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고지의 상당량을 수출함으로써 제지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제지조합 정태화 이사장은 “고지 가격이 무게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고물상들이 원자재에 물을 뿌리는 등 행위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제지업계는 정작 물량부족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고지를 사고 있다”고 했다.
올해 제지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한 정태화(67) 아진제지공업(주) 대표는 이런 원자재문제 해결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정 이사장은 “정부에 고지의 수출제한 및 부당행위 단속 등을 건의했지만 아직 수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내용이 관철될 때까지 정부 당국과 계속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부터 고지 및 종이제품의 수입관세가 WTO협정에 의해 무관세화되는 등 국제환경이 급격히 변화되는 점을 감안, 정 이사장은 국내 폐지업체와 제지업체간 동반자적 유대관계를 조성해 나가도록 정부 및 관련 업체들과 긴밀히 협조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 이사장은 원가절감 및 매출증대를 통한 제지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관련 업체들간 전략적 제휴와 협력을 통해 내수시장 제품 수급을 적절히 조절, 공급과잉을 막고 해외시장 공동판로 개척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무엇보다 정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통한 공동·구판매사업을 활성화함으로써 업계 전체의 수익구조를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이런 사업들이 구체화 되기 위해서는 관련 법과 제도의 신속한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며 “조합을 통해 정부에 꾸준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내수불황에 따른 공장가동률 악화와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조합을 중심으로 업계 품질향상, 전문기술인 양성, 원가절감 등의 노력을 경주해 제지업계의 공동발전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태화 이사장은 영남대 경영대학원을 수료, 지난 1980년부터 아진제지공업을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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