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의 형평성 문제로 중소상인들의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는 신용카드사들이 백화점이나 골프장, 대형유통점 등에는 1.5∼2%대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면서도 재래시장상인이나 소상공인들에게는 3∼4.5%대의 높은 수수료를 부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감독원이 최근 신용카드 거래를 거절한 카드가맹점들을 무더기로 적발, 고발하면서 중소상인들이 궁지에 몰리게 되자 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국재래시장번영회(회장 이대원)는 최근 “현재 재래상인들은 카드를 받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카드 사용이 보편화 되고 있지만 높은 카드 수수료율 부담 때문에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여타 소상공인들과 연합,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국민 등 국내 9개 카드사가 카드가맹점·업종별로 적용하는 카드수수료는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이들 카드사는 골프장과 주유소 1.5%, 대형할인점 2%대, 일반중소상인 3.5∼4.5%를 적용하는 것은 대체로 공통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의류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 박근규 회장은 “대형유통매장의 저가공세에 소상공인들이 가뜩이나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율까지 역차별을 받는다면 어떻게 견딜 수 있겠냐”며 “정부는 시장에 적극 개입, 수수료를 인하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남 논현동에서 골프용품을 취급하는 (주)빅파이브골프의 김영배 사장은 “최근 카드매출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70∼80% 이상이 카드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중소상인들은 과당경쟁 등으로 수익률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의 수익률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카드수수료 불공정문제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도 대체로 비슷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국세무사회 고지석 회장은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올 상반기에 300조원으로 지난 98년에 비해 10배 정도가 늘어났다”며 “이는 카드사의 노력에 의한 부분도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활성화정책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카드사들이 이런 점을 감안, 수수료인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연구원 류재원 연구실장은 “중소상공인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은 자금조달비용과 관리비·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1.5% 정도가 적정하다”고 밝혔다.
반면 S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율은 대체로 3.0∼3.5% 정도로 이 사업부분에서 발생하는 순이익은 0.03%에 불과하다”면서 “현재로서는 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율을 내리기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카드수수료율 산정의 내용을 알기위해 9개 전업카드사에 공문을 발송했지만 1곳에서만 회신이 왔으나 그나마 내용이 매우 부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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