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온라인 약국 사업 뛰어든 아마존

 

아마존이 온라인 약국 ‘필팩’을 인수하고 처방의약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 아마존은 자사 프라임 회원(매달 1만 5000원을 내고 당일 배송과 추가 할인 등 혜택을 받는 회원)들에게 처방의약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이메일을 발송했다.

필팩은 2013년 미국 약사인 TJ 파커와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해킹메디슨 설립자이자 프로그래머인 엘리엇 코헨이 공동으로 설립한 온라인 약국이다. 필팩은 환자가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고 복용할 수 있도록 1회 복용량을 개별로 포장해 배송하는 맞춤형 온라인 약국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필팩은 미국 50개 주에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유통할 수 있는 허가를 가지고 있다.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가 자주 가는 약국 정보를 필팩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필팩은 약국에서 회원 처방전을 받아 매달 포장된 의약품을 택배로 회원에게 전달한다. 필팩이 인기를 끈 또 다른 이유는 복용약의 포장과 배송비를 환자에게 별도로 부과하지 않고 서비스 이용료만 받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제약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이 온라인 의약품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는 그만큼 미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의약품 구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의 ‘미국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의 변화’에 따르면, 2017년 세계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의 규모는 약 450억 달러로 집계됐고 향후 연평균 성장률은 18.7%로 증가해 2026년도에는 21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 규모는 2014년 107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12%로 증가해 2021년에는 232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마존이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마존은 1999년 ‘드럭스토어’ 지분을 40% 인수하면서 의약품 유통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 내 견고한 의약품 유통 시스템으로 인해 2011년 드럭스토어를 ‘Walgreen Boots Alliance(USA)’에 매각했다. 의약품 유통 산업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하는 데 실패한 것이었다.

2017년 10월, 아마존은 다시 한번 미국 12개 주(앨라배마, 애리조나, 코네티컷, 아이다호, 루이지애나, 미시간, 네바다, 뉴햄프셔, 뉴저지, 노스다코타, 오리건, 테네시)에서 약국 면허를 취득했다. 이후 아마존은 대형 의약품 도매와 의약품 유통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아마존은 사내 약제관리회사를 만들어 12만8000명의 직원들에게 이를 서비스하고 있다. 

아마존의 필팩 인수 목적은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 점유율 확대뿐만 아니라 필팩 자체 운영 시스템인 ‘파머시 OS(PharmacyOS)’가 보유하고 있는 환자들의 의료 데이터 확보에 있다. 아마존이 필팩을 인수한 사례와 같이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제약·바이오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 애플, 우버 등 IT 공룡들이 헬스케어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며, 제약·바이오산업의 서비스화와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건과 손잡고 혁신적인 헬스케어 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아마존이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해 서점과 의류 유통시장이 붕괴됐듯이 앞으로 제약유통 시장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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