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 먹구름 드리운 중국 전기차 시장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계가 고속 성장 시대를 끝내고 침체기에 들어서고 있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자동차 업체 니오(Nio)4년간 약 5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는 뉴스가 최근 보도되면서 업계는 실감하고 있다.

2014년 중국 상하이에서 리빈이 창업한 니오는 전기자동차 제작에 주력해 중국판 테슬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세련된 디자인의 전기차를 만들어 주목을 받은 니오는 중국 IT 공룡인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2016년에는 세상에서 제일 빠른 전기차타이틀을 얻은 니오 EP9’을 출시했다.

하지만 니오는 과도한 투자비와 판매부진, 대규모 리콜 등으로 부침을 겪으면서 지난해 119억달러(14조원)에 달했던 회사 시가총액이 현재 74%나 급락했다. 계속된 적자로 자금 압박이 커진 니오는 9월 말까지 전체 인력의 14%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상하이에 세우기로 했던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도 백지화했다. 니오의 ES6, ES8 모델은 안후이성 장화이(江淮)자동차그룹에 위탁 생산하는 방법까지 내놨다.

문제는 이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가 니오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 ‘FDG’역시 최근 파산을 신청했다. 2015FDG는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에게 투자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회사 경영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7년 회계연도에는 22억 홍콩달러(34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018년에도 20억 홍콩달러(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FDG는 은행 대출 2건에 대한 원리금도 상환하지 못해 은행 측과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FDG의 자회사는 종업원에게 월급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다.

중국 전기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뭘까. 사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소화하고 있다. 2011년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긴 중국 전기차 회사는 그 수가 무려 486개나 되지만 니오, 웨이마(威馬, WM Motor), 헝다(恒大)그룹의 NEVS 10여 곳이 87%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476개 회사가 16.3%의 시장을 놓고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난 7월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4.7% 감소했고 8월에는 감소 폭이 16%로 더 커졌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영향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매년 3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09년부터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2014년에는 전기차 1대당 보조금을 10만 위안(1700만원)으로 늘리기도 했으나 단계적인 보조금 감축 정책 때문에 내년에는 완전히 중단될 전망이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영향을 주긴 했지만,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전기차가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말 테슬라가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하면 가격을 추가로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더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하강이 겹치면서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우후죽순으로 생겼던 중국 내 전기차 업체 중 상당수가 파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중국 정부가 만들어 낸 전기차 거품이 이제 꺼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중국승용차협회는 수요까지 줄면서 일부 살아남는 회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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