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이트] 프롭테크 선도하는 ‘직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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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프롭테크 선도하는 ‘직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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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2239
  • 승인 2019.11.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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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첨단기술 접목, 지역·가격 맞춤형 모바일 중개

고정관념 무너뜨린혁신 복덕방

부동산이 테크를 만나 진화하고 있다. 의식주(衣食住), 이중 세 번째인 주거지 시장에 테크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 과거 의류쇼핑몰()이 흥한 시대를 지나, 음식배달서비스 푸트테크()가 핫했다면, 이제 프롭테크()에 벤처 머니가 몰리고 있다. 프롭테크(Proptech)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부동산은 시장이 이제야 꿈틀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일다 돈 단위가 다르다. 의식주 중 가격이 가장 크다. 그래서 시장 발전도 굼뜰 수 밖에 없었다. IT 스타트업이 발붙이기엔 단가가 낮은 의류나 음식 사업이 유리했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은 전통적으로 로우테크(Low Tech) 산업이다.

개발업자, 건설사, 금융회사 등 핵심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쥐락펴락 했다. 공급자 중심의 생태계로 폐쇄적인 시장이었다. 매매정보를 중개업자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인터넷 등에 공개되는 정보도 중개업소에서 선별적으로 올린 게 대부분이다. 소비자는 전적으로 업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보가 비대칭적이다보니, 수요자는 자칫 호구호갱이 되기 십상이다. 심지어 미끼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선, 막상 비싼 매물만 내놓는 중개업소도 있다. 소위 허위 매물로 낚시질을 하는 거다. 가격이 의심스러워도, 이를 해소할 방법이 딱히 없었다. 그런데 여기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VR, 딥러닝, 블록체인과 같은 하이테크(High Tech) 기술이 접목되며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 중심의 생태계가 조금씩 조성되고 있다. 벤처 투자자들 역시 이 거대한 산업의 변화에 주목하며,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기꺼이 투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중개수수료 절감·시간 대폭 절약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은 지난해 9오픈도어란 미국 기업에 4억 달러(당시 약 4500억원)를 투자했다. 오픈도어는 부동산을 중개 없이 직접 사고 파는 회사다.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이 사이트에 등록하면, 오픈도어가 자체 소프트웨어와 전문가 인력을 활용해 감정가를 제시한다. 고객이 이를 받아들이면, 거래가 성사된다.

수개월 걸리는 절차를 90일 안으로 단축했다. 집을 사려는 고객은 오픈도어가 보유한 주택을 홈페이지에서 골라 살 수 있다. 핵심 기술은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인공지능과 전문가 50명이 함께 산출하는 방식이다. 또 집을 사는 고객에게 대출과 보험까지 일괄로 제공하고 있어 편의성이 높다. 덕분에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고가의 중개수수료를 절감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프롭테크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딜로이트, KPMG, PwC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이 프롭테크를 언급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프롭테크에는 크게 4가지 비즈니스 영역이 있다. 중개와 임대, 부동산 관리, 프로젝트 개발, 투자와 자금조달 등이 그것이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시장이 형성된 사업은 중개와 임대 시장이다.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영역이기도 하다.

국내 프롭테크 역시 중개를 모태로 하고 있다. 1세대 프롭테크로는 부동산 114’네이버 부동산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아파트나 오피스 정보를 제공했다. 이후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직방다방등이 등장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직접 중개사무실을 찾지 않고도 모바일로 쉽게 부동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2030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후 프롭테크는 O2O 서비스는 물론 집값 감정, 매매, 융자, 건물 관리, 보험 등 다양한 분야로 침투하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회원사가 80개가 넘는다. 아파트 실거래가를 제공하는 호갱노노’, 부동산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집닥’, 공유오피스를 관리하는 패스트파이브등이 프롭테크의 대표적인 주자다. 국내 프롭테크 기업에 대한 누적 투자금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VR홈투어·빅데이터랩 등 제공

직방은 국내 최초 부동산 중개 앱이다. 2012년 원룸 투룸 오피스텔 전월세 정보를 모바일 앱으로 제공하고 나섰다. 6월 기준 앱 누적 다운로드 2700만 건, 회원 부동산 공인중개소는 3만개(4월말 기준)에 이르렀다. 원하는 지역과 가격 조건 등을 선택하면, 해당 물건을 추천해준다. 사진 정보도 공유돼, 물건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직방은 VR(가상현실) 홈투어, 빅데이터랩, 직방 시세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VR홈투어는 가상현실기술을 활용해 실제 집을 둘러보는 것과 같은 체험을 제공한다. VR홈투어는 수요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VR홈투어가 있는 매물은 그렇지 않은 매물에 비해 조회수가 6배 가량 높다.

자체 산출한 직방 시세도 제법이다. 직방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가장 거래될 법한 가격을 추천해준다. 과거 10년간 거래된 실거래가를 분석하고 최근 실거래가를 접목해, 추천 가격을 산출한다. 주변 단지와 면적별 데이터를 취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직방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5120억원에서 2016275억원, 2017345억원, 2018414억원이다. 당기순이익도 첫해를 제외하곤 매년 10여억원대를 지키고 있다. 투자도 순항 중이다. 직방은 올 상반기에만 1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보했다. 이는 국내 부동산 스타트업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다. 지난 2013년 직방의 첫 투자 유치 10억원보다 160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주요 투자자로는 골드만삭스PIA와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DS자산운용,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직방은 주요 프롭테크 기업을 인수하며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를 제공하는 호갱노노’, 공유주택기업 우주’, 상업용 부동산 정보서비스 네모를 운영하는 슈가힐등이 가진 저력을 흡수해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호갱노노는 2015년 런칭했다. 초반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를 비롯해 창업 멤버들 모두 개발자이다 보니, 홍보와 마케팅에 약했다. 지난해 4월 직방에 인수되고 나서야 호갱노노도 비로소 소비자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다. 일단 TV와 지면 등으로 이름을 알리고 나니, 입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남다른 서비스가 힘이 됐다. 호갱노노의 키워드는 실거래가 공개.

 

호갱노노 인수, 실거래가 시각화

사실 아파트 실거래가는 정부 포털 사이트에 공개돼 있다. 하지만 업계는 실거래가를 공개하는 데 저항이 크다. 업계에서 선호하고 통용되는 가격 정보는 매매호가나 전세호가다. 소위 부르는 값이다. 객관적 값이 아니다. 호갱노노는 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호갱노노는 실거래가를 단순 나열하는 것을 넘어, 관련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시각화하는 데 힘을 실었다. 국내 최초로 실거래가를 지도 위에 표기하고, 주변 시세도 같이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이를 도표화해서 막대 그래프나 원형 그래프로 추이를 보여준다.

호갱노노는 가격 외에도 다양한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배후정보, 입지, 교통, 학군과 같은 정보를 곁들인다. 사람들이 집을 살 때 실제 고민하는 문제들을 잘 조합하고 있다.

안심 알리미와 같은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가 보유하거나 거주 중인 아파트를 안심알리미에 등록하면, 수익률이나 등기 변동 사항 등을 무료로 알려준다. 전세 세입자의 경우, 집주인의 등기 변동 사항을 알려줄 뿐 아니라, 계약 만료 즈음에는 주변 전월세 시세 등도 함께 업데이트 해준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어디까지 더 발전하는 걸까.

프롭테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분야입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이 지난 5월에 열린 프롭테크 비전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그동안 기술 활용도가 낮았던 부동산 분야에선 이제 기술 혁신 파급력이 매우 큽니다. 다수의 유니콘, 데카콘 기업이 등장하며 프롭테크의 시장성을 증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프롭테크가 부동산 시장을 바꾸고 있다. 공급자 시장에서 소비자 시장으로. 투자 대상에서 삶의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테크가 삶을 돌려주고 있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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