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쓴소리 하는 부하, 경청하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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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쓴소리 하는 부하, 경청하는 리더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43
  • 승인 2019.12.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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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은 권한이 커질수록 자신의 신념이나 의견을 과신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편견과 고정관념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그 사고방식이 지극히 비상식적인데도 자신은 전혀 깨닫지 못하는 고위직 인사들이 바로 그 증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지위가 높아질수록 그 책임과 의무 또한 커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모든 결과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는 법이다. 일은 부하가 하지만, 그 부하를 채택해 쓰는 것은 리더이기 때문이다.

현명한 리더는 조직의 성공은 부하의 공으로 돌리고 실패는 자신의 책임으로 안는다. 이것이 바로 부하들을 이끌고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는 훌륭한 리더의 자세다. 부하들이 자발적이며 자주적으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고, 그들이 자신과 조직의 미래 비전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모습인 것이다.

만약 리더가 이러한 모습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면 부하의 충정을 바라기 어렵다. 심하면 부하들은 미련 없이 그 리더의 곁을 떠나기도 한다. <안자춘추>에 실린 고사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제 경공이 안자에게 물었다.

충신은 군주를 어떻게 모시는 것이오?” 안자가 대답했다. “군주가 재난을 당할 때 그를 위해 죽지 않고, 군주가 망명할 때 그를 위해 배웅하지 않습니다.”

제 경공이 놀라서 물었다. “군주가 신하를 위해 땅을 봉해주고 관작도 나눠 줬는데 군주가 재난을 당해도 군주를 위해 죽지 않고, 군주가 망명할 때 배웅도 하지 않는 것은 도대체 무슨 연유요?”

신하의 건의가 받아들여져 올바로 행해지면 평생 재난이 있을 리가 없는데 신하가 군주를 위해 죽는 일이 왜 일어나겠습니까? 신하의 간언이 받아들여지면 평생 망명할 필요가 없는데 신하가 군주를 위해 배웅할 일이 있겠습니까? 신하의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군주가 재난을 당했는데도 그를 위해 죽는 것은 헛된 죽음입니다.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도 군주가 망명한다는 이유로 그를 배웅한다면 그것은 거짓 충성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이 고사를 통해 신하가 일방적으로 군주를 모셔야 하는 것도 아니고, 군주 역시 마음대로 권세만 휘두를 것이 아니라 자기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안자는 바로 이것을 경공에게 지적했다. 역설적으로 말한 것이기는 하지만 군주와 신하의 올바른 관계에 대한 통렬한 지적이다.

이것은 <장자>에 실려 있는 충성스런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투지 말고 뒤로 물러서라의 지혜와 같다. 군주에게 충성스러운 간언을 다해야 하지만, 만약 군주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받아들일 자격조차 없다면 적절한 순간에 물러서서 훗날을 기약할 수 있어야 한다.

안자 역시 세 명의 군주를 모시면서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스스로 물러나 신변을 지켰고, 훗날 꼭 필요한 순간이 오자 다시 돌아와 충성을 다 할 수 있었다.

훌륭한 부하라면 리더에게 충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만약 리더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독단적인데도 끝까지 따르는 것은 진정한 충성이 아니다.

좋은 조직은 직언을 하는 부하와 그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리더가 함께 만드는 것이다. 자격이 없는 리더를 따라 함께 망하는 것은 진정한 충성이 아니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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