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행복·최고 가성비고수, 3000호점 첫 돌파

내년 카페 문화접수 가속페달

자고나면 생기는 게 커피숍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자고나면 망하는 것도 커피숍이다. 업계 추정으로 전국에는 대략 10만개의 커피숍이 있다고 한다. 프랜차이즈 커피숍도 있지만, 개인사업자 커피숍이 더 많다. 대략 1년에 15000곳이 생기고, 1만 곳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창업이 폐업보다 많으니 커피숍은 매일 계속 순증할 수밖에 없다.

가히 커피공화국이라고 할만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국내 토종 브랜드 최초로 3000호를 돌파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나왔다. 전국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이디야커피가 주인공이다. 이디야의 3000호점 행진은 18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2001년에 이디야는 중앙대에 1호점을 냈다. 2016년 업계 최초로 2000호점을 돌파하고 지난해 2500호점을 넘어섰다. 올해 3000호점을 돌파했으니 불과 3년 사이에 1000호점이 늘어난 것이다.

 

하루 1곳 이디야 출점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3000호점은 정말 대단한 숫자이자 상징적 숫자로 통한다.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국민이 5000만명이다. 솔직히 단일 가맹점으로 3000호점이 나올 만한 소비인구 규모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300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가진 곳은 파리바게뜨가 유일하다. 파리바게트야 말로 빵집시장에서는 탑 오브 탑이다. 빵 같은 경우는 전통적으로 우리 식생활에 친숙한 소비재이니까 3000호 돌파도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런데 커피처럼 기호식품을 파는 브랜드 가맹점이 3000개를 넘은 건 쉽지 않다. 이는 한국의 소비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도 있는 대목일 수도 있다. 이제 빵 보다 커피를 자주 즐기는 취향이 보편화된 것이다. 게다가 전세계에서도 단일 브랜드로 3000개를 돌파한 커피 전문점이 별로 없다.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는 득세 중이고, 각종 프랜차이즈가 커피 시장을 과열 시키고 있다. 이러한 뜨거운 시장에서 이디야는 3000호 돌파의 위업을 달성했다.

경쟁 프랜차이즈 대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이디야는 전국구 프랜차이즈다. 이말은 특정 지역에서만 인기가 있는 게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 고른 인기를 구가 중이다. 그래서 지역별 매장 수에서도 단연 선두를 유지 중이다. 단 대구, 대전, 제주에서만 1위를 놓치고 있고 다른 14개 광역시도에서 탑이다.

이디야는 탄생한 지 18년이나 된 중견 브랜드다. 브랜드가 10년을 넘어 20년을 향해 가면 성숙기에 직면한다. 성숙기에는 확장적인 점포수 늘리기나, 신규 지역 진출 가속은 찾기 어렵다. 성숙기에 있는 프랜차이즈는 고급화 전략(차별화)을 펴거나, 영미권 혹은 신흥국가 진출(세계화) 등의 패턴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디야는 아직도 성장중인 청소년 같다. 최근 6년 동안 이디야는 매년 300개 이상의 매장을 꾸준히 열었다. 평균적으로 거의 매일 1개의 이디야가 탄생한다. 올해 연말까지 예정된 이디야의 출점수는 3040호 정도 예정돼 있다고 한다.

다른 경쟁사는 어떨까? 스타벅스는 100% 직영시스템이니까 제외하고, 투썸플레이스와 요거프레소 등 2, 3위 프랜차이즈는 지난해 많아야 100곳의 매장을 늘렸다. 그나마 선두그룹에 있는 엔제리너스, 탐앤탐스, 카페베네 등은 가맹점 수가 줄어 들고 있다. 이디야의 무서운 점이 여기에 있다. 멈추지 않는 성장세라는 것이다.

 

이디야의 승승장구 비결은 상생

이렇게 이디야가 승승장구하며 성장하는 비결이 있을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디야의 성공이 무엇보다 가맹점주를 최우선으로 하는 상생경영을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디야는 지난해에만 가맹점주 자녀 대학 입학금 지원, 아르바이트생 장학금 지원 등 각종 상생 정책으로 가맹점 대상 100억원 이상의 기금을 집행했다.

실제 이디야는 가맹점 수만 따지면 국내 최다다. 그런데도 지난 3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본사와의 분쟁 때문에 시정조치를 받은 적이 없다. 이디야 가맹점주는 고객 프로모션, 가맹점 홍보물 제작, PPL 등 모든 마케팅·홍보 비용 걱정이 별로 없다. 모두 본사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물론, 개별 가맹점주 가운데는 불만과 애로가 없을 수는 없다.

그래도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의 실태와 단순 비교해도 이디야의 가맹점주에 대한 계약조건은 파격적인 부분이 많다. 2017년의 일이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맹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게 됐다. 그러자 이디야 본사에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재료의 공급가를 일괄 인하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맹점주의 고통을 본사가 떠안는 경우는 한국경제에서 자주 찾아보기 힘들다.

이디야의 상생경영은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의 제1 경영원칙이다. 문 회장은 모든 회사 정책에 있어 가맹점주를 먼저 챙기라고 지시한다. 만약 신규 가맹점주가 생기면 본사에서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가맹점주의 예상 매출을 산출한다. 예비 점주 입장에서는 매장 개설 이후 매출 예상을 할 수 있다. 이후에도 가맹점주의 매출 증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가동시킨다. 앞서 언급한 가맹점주 자녀 대학 입학금 지원, 아르바이트생 장학금 지원 등이 그렇다. 이디야는 3000여명의 가맹점주와 함께 성장하는 프랜차이즈 그룹이라는 거다.

이디야 가맹점주의 행복경영을 이끄는 문창기 회장은 막상 커피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눈높이도 챙긴다. 바로 가격이다. 이디야 커피는 특히 가성비에 있어 최고라는 수식어를 듣는다.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의 커피를 맛볼 수 있고, 전국에 프랜차이즈 개수도 상당히 많이 확장돼 있어서 언제든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디야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맛의 승부를 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내년 4월에는 경기도 오산에 자체 로스팅 공장을 가동한다. 이름은 드림팩토리. 부지만 5000평이 넘는다고 한다. 이디야 커피가 욕심을 내는 목표점은 커피 맛을 조금 더 향상 시켜서 고급스러운 맛과 이미지를 쌓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로스팅 공장을 자체적으로 돌리면 커피 원재료의 품질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효과는 물론 원가도 절감이 될 것이다. 결국 가맹점주들에게 원가 절감의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커피 맛도 잡고, 가맹점과의 상생협력 지수도 높이는 결정이다. 드림팩토리는 이디야의 다음 20년을 꿈꾸는 꿈의 공장인 셈이다.

 

문창기 회장의 자수성가 신화

지금의 이디야는 문창기 회장의 작품이다. 원래 그는 창업주가 아니었다. 2004년 전국에 점포 75개 정도인 이디야를 인수했다. 그러니까 문창기의 이디야는 15년이다. 15년 동안 가맹점 수를 40배 가까이 늘렸다.

문 회장은 처음에 금융권에 발을 들여 놓았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화은행에 창립 멤버로 입행한 그였다. 재미나게도 그는 동화은행에서 초창기 3년 동안 사보 기자로 일했다. 그런데 1998IMF 외환위기로 동화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문 회장은 삼성그룹 외환업무 담당, 삼성증권 지점투신팀장 등을 역임하다 2000년에 창업을 하게 된다. ‘유레카벤처스라는 벤처투자사였다. 그렇게 벤처투자업계에 있다가 지인의 소개로 이디야를 인수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그에게 이디야는 사람을 상대하는 첫 사업체였다. 그래서인지 그는 처음에도 이디야 직원들의 복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당시만 해도 직원 복지가 화두가 아니던 시절이다. 그래도 문 회장은 자기계발비용으로 연간 수백만원의 혜택을 주기도 했고, 전직원의 해외 워크숍도 진행했다. 그래서 이디야를 두고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별명이 붙으며 신입공채 경쟁률이 수백대 1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다.

아무튼 이디야의 다음 20년은 새로운 이디야로의 도약이 필요해 보인다. 이디야의 성장은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파스쿠찌, 탐앤탐스 등 선두 프랜차이즈 업체의 시장을 뺏은 결과다. 주도권을 빼앗은 것은 확실하나, 업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하려면 방어전을 잘 펼쳐야 한다. 현재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커피 말고도 다른 디저트 메뉴 개발과 마케팅에 혈안이다.

이디야도 커피의 본질을 파헤치고 개발하는 일 말고도 다양한 먹거리를 선사하는 확장성도 필요하다. 커피 시장이 자꾸 디저트 시장으로 발전하는 트렌드 때문이다. 2020. 이디야는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첫 발을 내딛는 해가 될 것이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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