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지역 사람들의 외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모자다. 여인들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모자를 써야 의관을 정제했다고 본다. 인사할 때는 모자를 벗고 머리를 약간 숙인다. 인사 받는 사람도 역시 모자를 벗는데, 이 경우 나이가 많고 적음은 상관이 없다. 나이가 적다 해도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므로 모자를 벗는 것이다.
안데스 풍습의 어떤 것들은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 오늘날 사회에 깊게 심어져 있다. 일례로, 머리 자르는 의식을 들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 머리가 자라게 되면 맨 처음으로 머리를 자르는 성대한 축제가 열린다. 우선 아이의 부모는 머리를 자를 대부와 대모를 여러 명 선택한다. 가족들은 며칠 전부터 옥수수 술을 빚고 음식을 준비한다. 그리고 풍악을 울려 줄 악사들을 예약한다.
의식이 거행되는 날 아침 일찍 아이를 목욕시켜 정장을 시킨다. 그리고 정오쯤 사람들 앞에 아이를 데리고 나온다. 그곳에 모인 마을 사람들을 모두 증인으로 해서 외관을 정제한 대부·대모들이 아이에게 줄 선물을 들고 등장한다. 선물은 대체로 가축 종류, 보석, 옷, 기타 아이가 앞으로 요긴하게 쓸 물건들이다. 그리고 연령순 혹은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에 따라 대부·대모들이 정렬을 한다. 그리고 아침에 아이의 어머니가 빗길 때 자를 부분을 조그만 리본으로 묶어 둔 부분을 가위로 자른다. 그 순간부터 아이는 자신을 보호할 대부와 대모들을 갖게 되는 것이고, 아이의 부모와 이들 대부·대모 사이는 형제의 사이로 변한다. 아이를 매개로 한 이 형제 관계는 그들의 사이를 모든 면에서 돈독하게 해 주는 것이다.
집안의 대·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형제처럼 서로 돕게 되는 이 관계에는 몇 가지 금기사항이 있다. 일례로, 아이와 대부·대모는 결혼을 할 수 없으며, 아이의 부모와 대부·대모도 결혼 할 수 없다. 그들은 이미 정신적으로 형제가 됐고 부모 자식간이 됐기 때문이다.
대자나 대녀는 대부와 대모를 부모 섬기듯이 해야 하며, 대부·대모 역시 부모처럼 그들을 돌본다.
스페인의 정복으로 카톨릭교가 들어오게 되며, 이러한 인간관계는 더욱 발전하게 된다. 카톨릭교도 영세 받는 의식, 성체를 영 할 수 있는 의식·견진·혼인 같은 중대사에 대부와 대모를 세우는 전통이 있었으므로, 안데스인들의 대부·대모 관계는 더욱 돈독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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