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칩을 질병 진단에 사용하는 시대가 세계 처음으로 국내에서 본격 개막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혈액이나 타액 한 방울로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여부를 진단함으로써 단 몇 분만에 자궁경부암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진단용 DNA칩에 대해 제조품목허가를 내줬다.
질병 진단용 DNA칩 허가의 의미와 국내 DNA칩 연구개발 현황 등을 살펴본다.
▲질병 진단용 DNA칩 허가 의미= DNA칩을 ‘의약품’으로 시판 허가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 병·의원에 연구용으로만 공급되던 DNA칩을 특정 환자를 선별하는 진단용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동안 DNA칩 개발에 주력해 온 다른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잇따라 허가를 획득하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품목 허가에 적용된 DNA칩 평가 가이드라인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기준에 맞춘 것이어서 앞으로 전세계 첨단 생명공학 제품 평가에서 표준이 될 수 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DNA칩을 비롯한 바이오칩의 전세계 시장은 지난 2000년 5억달러에서 올해 33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HPV 진단칩의 경우 일반 여성 중 30% 이상이 감염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만 매년 7천명 이상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수출용으로도 시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DNA칩 연구개발 현황 및 전망= 현재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가운데 진단용 DNA칩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이번에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바이오메드랩과 마이진 외에도 대략 5~6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크로젠은 염색체의 수적 이상으로 생기는 다훈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등의 선천적 유전병을 진단할 수 있는 DNA칩을 개발, 이미 2001년도에 식약청에 품목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 칩은 마크로젠이 한국인 게놈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굴한 10만개의 염색체 조각 중 1천400개를 골라 기판 위에 올려놓은 것으로, 염색체의 이상을 쉽게 찾아냄으로써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마크로젠은 이달 초 식약청으로부터 임상계획 승인을 받음에 따라 올해 안으로 임상시험을 거쳐 내년 초에는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푸드바이오테크(대표 지화정 www.foodbiotech.com)는 수십가지 식품 알레르기를 한번에 진단할 수 있는 ‘식품 알레르기 진단·측정용 단백질 칩’을 개발, 내달 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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