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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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싼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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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2254
  • 승인 2020.03.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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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모바일상품권은 발신자가 치킨, 커피 등 가맹사업자와 연계된 상품을 구입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선물하면 수신자가 가맹점에 인터넷이나 전화로 주문해 배달받을 수 있는 선지불 채권이다.

소비자가 구매를 할 때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하면 직접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도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사용자도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상품권 거래금액이 84063억원으로 전년 동기 6441억원 대비 3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기반 통신판매업자 지위도 점점 공고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영향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반 사업자는 소비자를 연결해 판매하려는 중소규모 판매업체에 거래 관계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불합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하거나 상품공급 중단 등 불공정행위의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모바일상품권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모바일상품권의 유효기간 확대, 미사용 쿠폰의 환불 알림, 환불방법, 모바일상품권의 현금영수증 발급 가능 명시 등이다. 하지만 수수료에 대한 문제점은 남아 있다.

모바일상품권은 POS시스템(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 결제단말기로 바코드를 읽는 형태여서 발행처 서버와 연동돼야 하므로 일정 규모 이상의 프랜차이즈 본사여야 가맹점을 통해 상품권을 유통할 수 있다. 상품권은 모바일상품권 판매업체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소비자의 유통경로를 밟는다.

모바일상품권 판매업체가 징수하는 모바일상품권 수수료는 7~10%. 치킨, 피자, 베이커리 등 가맹점이 많은 업종은 7~8%, 떡볶이, 디저트 등 가맹점이 적은 업종은 9~10%를 부담한다. 카드가맹점 수수료보다 몇 배 비싸다. 모바일상품권 수수료를 떠안은 가맹점은 모바일상품권을 받고 판매한 상품의 이익이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7~10%보다 커야 유지할 수 있다. 7~10% 이하로 판매이익이 창출되면 적자다.

가맹점은 모바일상품권을 선물 받은 소비자가 상품을 교환하러 올 때 결제를 거부하거나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모바일상품권 수수료를 떠넘긴다. 모바일상품권으로 배달을 시키면 배달수수료를 부담시킨다.

모바일상품권으로 치킨만 먹고 싶은데 콜라가 포함된 세트를 판다. 소비자는 끼워팔아도 울며 겨자를 먹어야 한다. 모바일상품권 수수료가 너무 비싸서다. 수수료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모바일상품권은 어쩔 땐 할인을 받지 못한다. 직접 방문해 카드나 현금으로 사면 15% 할인해 주는 상품도 모바일상품권은 수수료가 발목을 잡아 할인을 해주지 않는다. 할인은 개별업체가 정하므로 개별업체의 가격정책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바일상품권과 오프라인의 할인정책은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할인받지 못하는 모바일상품권의 피해자는 소비자다.

예를 들어 4000원 모바일상품권으로 3900원 상당의 상품을 사면 100원을 돌려받아야 하는데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 강제할 수 없으니 잔액은 상품수취업체 몫이 된다.

문제는 모바일상품권 시장이 커진만큼 소비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함께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앱스토어, 포털, SNS, 검색엔진, 가격비교 사이트 등 분야에서 플랫폼사업자의 경쟁사업자 배제, 콘텐츠 제공업자에게 갑질하고 차별하는 행태 등 경쟁 제한 행위를 밀착 감시해 독점이 아니라 경쟁체제의 모바일상품권 플랫폼 시장이 돼야 한다.

EU온라인플랫폼 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한 2019EU 이사회 규칙을 제정해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동 규칙은 소비자를 연결해 판매하려는 중소규모 판매업체에 행사하는 영향력을 규율할 수 있다.

미국은 자금세탁방지법, 신용카드개혁법에서 유효기간 설정금지, 구입자 신원확인 및 거래기록을 보유한다. 일본은 상품권규제법에서 모든 상품권에 대한 공탁의무부과, 발행규모 등록·신고제를 도입하였다. 캐나다는 소비자보호법, 유효기간 설정금지, 수수료 부과 금지를 제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국회에서 사이버몰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돼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나 이 법률은 판매중개거래를 하지 않는 검색엔진, SNS 서비스 등을 그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나마 20대 국회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에 입점하는 소상공인은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우나 플랫폼을 떠날 수도 없다. 정부는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이 상생할 수 있도록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선 모바일상품권 수수료부터 인하해야 한다.

 

- 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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