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이르다고?
“아직은 일러. 경험을 더 쌓아야지.”
30대가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면 반드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도 10년은 그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이 소위 프로페셔널리즘 신봉자들이 내건 조건이기도 했다.
10년의 세월을 틀에 얽매인 직장에서 한 달에 한 봉투씩 배급되는 월급을 받으며, 못 참을 것도 참고 또 참으며 살아야 프로가 되느니라, 라고 우리의 선배들은 가르쳤다. 직장 생활 10년 이전에는 창업을 꿈꾸지 말라는 컨설턴트도 있었다.
30대는 직장인으로서 한창 물이 오르는 시기라고 해석했다. 전문성이 쌓이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평사원에서 중간간부로 승격되는 시기로 분류했다. 아직 체험해야 할 세대이지 행동해야 할 세대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런 ‘30대론’은 통하지 않는다. 30대 초반의 직장인이나 백수들이 매일 창업센터를 찾아가고 있다. 20여년 전만 해도 30대 사장이라면 점수 주기를 꺼리던 금융기관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잘리느니 차라리 차린다?
70년대에 꽤 유행했던 대중가요 가운데 ‘몽땅 사장님’을 기억하는 CEO라면 50대나 60대일 것이다. 그들은 “앞을 봐도 뒤를 봐도 몽땅 사장님” 또는 “사원 한 사람 구하기는 어렵다는데 왜 이렇게 사장님은 많고 많을까?”하는 노랫말에 아직도 향수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여년 사이, 더 범위를 좁히면 IMF 이후에 30대 사장들은 부쩍 늘어가고 있다. 특히 벤처 회사 창업이 붐을 이루던 최근 5-6년 동안에 30대 사장은 이미 낯선 존재가 아니라 시대적 추세가 되고 있다.
30대 가운데 20%가 3년 사이에 창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뜻을 밝히고 있다. 또한 30대의 20%가 신용불량자라는 사실은 30대가 당면해야 하는 고뇌 가운데 하나이며 30대라는 연령층이 지닌 다양성의 특징이기도 하다.
3년 사이에 창업을 희망하는 30대의 대부분이, 자칫 회사에서 잘리기 전에 내 발로 걸어나와 회사를 하나 차리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런 경우는 창업이 “잘리느니 차린다”는 일종의 자기 방어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30대 사장들은 행복할까? 패기에 넘치는 창업이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을까?

안되면 그냥 죽어?
최근에 필자가 만난 30대 CEO의 대부분이 ‘사장학’을 그리워 하고 있었다. 회사를 차리긴 차렸는데, 사장이 되기는 되었는데,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 CEO가 될는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30대 창업이 10년전보다는 훨씬 쉬워진 것만은 확실하다. 정부가 예산을 들여 창업센터를 운영하기도 하고, 인턴 스쿨도 있고, 창업 자금 대출도 일반대출 보다는 문턱이 낮다. 물론 정부가 창업을 부추기는(?) 이면에는 절망적인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자는 복안도 깔려 있을 것이다.
어쨌든 창업을 했으면 성공해야 한다. 목숨 걸고 하라는 과거 선배들의 충고가 지금도 유효하다. 일본인들은 창업을 하면 사장실 한 가운데 눈에 뜨이는 곳에 칼을 걸어 놓고 일한다. 일본인 특유의 그 팩 하는 성미에 ‘안되면 할복자살해야 하는 진검승부’가 사업이라는 것이다.
목숨 걸고 한다, 는 논리는 그러나 동양인의 것만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인생 전부를 걸라’는 충고는 창업자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말하자면 운명을 바꾸려는 것이 창업이니까 목숨을 거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목숨을 건다고 해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훌륭한 CEO가 되느냐는 문제는 아직도 남아 있다. 사업 성공의 비결, 또는 ‘사장 성공’의 비결을 젊은 CEO에게 알려주고 싶다. 자금, 인사, 마케팅, 사원복지, 주주와의 관계 등 30대 초반 젊은 창업자를 위한 ’30대 사장교실‘을 다음주부터 10회에 걸쳐 보내드릴 작정이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 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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