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기업문화 … 1089개 기업 설문조사]
대기업 60.9% 재택근무 시행, 여력없는 中企는 36.8%뿐
노동생산성 향상 기대…정부, 다양한 솔루션 적극 제공

삼성전자서비스가 이달 말까지 대구 지역 콜센터 운영을 중단해달라는 대구시의 요청에 의해 지난 13일로 예정된 대구 컨택센터 재운영을 이달 말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한자리 띄어 앉기’를 실시한 삼성전자서비스 수원컨택센터(왼쪽 사진). 치킨 프랜차이즈 BBQ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본사 임직원 재택근무를 연장실시하기로 밝혔다. 사무실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이달 말까지 대구 지역 콜센터 운영을 중단해달라는 대구시의 요청에 의해 지난 13일로 예정된 대구 컨택센터 재운영을 이달 말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한자리 띄어 앉기’를 실시한 삼성전자서비스 수원컨택센터(왼쪽 사진). 치킨 프랜차이즈 BBQ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본사 임직원 재택근무를 연장실시하기로 밝혔다. 사무실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근무 환경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법으로 재택근무에 돌입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주 4일 출근제, 시차 출퇴근제 등 9시 출근, 6시 퇴근 같은 일률적인 근무 방식을 벗어난 유연근무제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재택근무도 대·중소기업 격차

지난 10일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108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시행했거나 시행예정인 기업은 40.5%(441개사)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운영하는데 따른 비용부담 등으로 인해 기업규모와 업종에 따라 재택근무 실시에 차이를 보였다.

미래에 대비해 재택근무 시스템을 준비해 온 많은 대기업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사람인 조사결과 응답 대기업의 60.9%가 재택근무를 실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각 기업 발표에 따르면 LG·SK·한화그룹 같은 10대 그룹들은 물론이고 경기도 판교에 자리 잡은 IT 기업도 재택근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0일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의 여파로 SK텔레콤은 전국 콜센터 1500명이 재택근무를 실시한다고 밝혔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콜센터도 재택근무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통화솔루션을 추가로 준비하는 등 긴밀한 준비를 이어나가고 있다.

반면 IT 인프라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재택근무 실시율이 36.8%에 그쳤다. 12일 인크루트가 직장인 891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재택근무 실태조사에서는 24.3%로 더 낮게 조사됐다.

인천에서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19가 수도권까지 확산해 한명의 감염자라도 나오면 라인을 멈춰야 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검토했지만 도입이 쉽지 않았다현재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생산라인 직원들은 모두 출근하고 일부 사무직 직원들만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B씨는 대기업의 경우 스마트워킹 시스템이나 클라우드 같은 업무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상태지만 중소기업은 기술 도입부터 재정적 부담이 크다현재는 재택근무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아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는 직원이나 격리 대상자에 한정해 재택근무를 적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종별 편차도 컸다. 금융·보험업종은 재택근무 비율이 73.3%에 달한 반면 제조(29.7%), 건설(20.8%), 기계·철강(14.3%) 등과 같이 현장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에선 재택근무 비율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예산·인력 부족 재택근무 망설여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업직종 특성상 현장근무가 필수여서’(56.9%)가 가장 많았지만 재택근무시스템을 준비할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서란 대답도 25.0%에 달했다. 특히 재택근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0.6%(198개사)재택근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지원을 꼽았다.

특히 재택근무는 기본적인 ICT 환경 구축이 선결돼야 가능한 것으로 재정적 부담으로 관련 기술 도입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재택근무와 관련한 대표적 기술로는 외부 유입을 방지하는 원격접속(VPN), 업무 공유 효율성을 높이는 클라우드 등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재정적 한계로 인해 관련 기술 도입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최근 IT업계와 정부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중소기업의 재택근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 무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NHN는 자사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TOAST Workplace Dooray!)’의 무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상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재택근무 시행을 앞둔 중소기업이다.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의 무상 지원 서비스는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신규 가입 및 기존 이용하는 모든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서비스 이용 인원 수 제한없이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협업 서비스를 기본 3개월 무료로 제공한다.

화상회의 시스템업체인 알서포트는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화상회의 시스템인 리모트미팅과 원격제어 서비스 리모트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두 제품을 430일까지 무제한 무상 지원한다.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TWC)도 기업들의 재택근무 지원을 위해 기업과 소비자간(B2C) 통합 상담 서비스인 클라우드 게이트를 한시적으로 무상 공급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에 재택·원격근무 인프라 설치비용을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원격접속·보안 등 시스템 구축비용과 PC 등 설비·장비 구축 지원예산을 전년에 비해 2배 늘려 7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인사·노무 관리 시스템 등 기업 사정을 고려해 기술을 도입하다 보니 제도의 효과를 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중소기업이 재택근무 지원을 호소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해 적용 기간이나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스마트 솔루션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여러 기업의 재택근무 경험이 스마트워킹시대를 본격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기업들이 스마트워크 솔루션 도입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1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을 비롯해 국내도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정보기술(IT)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진 2000년대 들어 재택근무는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추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재택근무 산업의 성장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완 KDB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재택근무는 노동생산성을 향상 시키고 대규모 재난 시에도 사업 영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재택근무가 산업현장에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산업전략화와 함께 노동관계법령을 개정하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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