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이트] 동영상 서비스 ‘다윗’ 왓챠의 당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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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동영상 서비스 ‘다윗’ 왓챠의 당찬 도전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57
  • 승인 2020.03.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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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기업들 무차별 시장공략에 맞장

족집게 추천이 필승카드 될까?

킹덤 시즌2가 화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드라마다. TV에선 볼 수 없고, 넷플릭스에서 상영 중이다. 313일 오픈했는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한창 인기몰이 중이다. 아니 코로나19 덕분에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적할 상대가 없다. 극장가는 개점 휴업 상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찾는 사람이 없다. 때문에 기대를 모으던 신작들도 개봉일을 연기했다. 덕분에 킹덤2와 같은 OTT 시리즈는 반사 이익을 즐기고 있다.

 

이어즈&이어즈독점공개

OTT는 온라인으로 동영상을 서비스(Over The Top)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월정액을 내고 무제한 영화나 드라마를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대표업체다. 글로벌 플레이어인 넷플릭스는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경쟁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킹덤이 인기를 끄는 것도 높은 퀄리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편당 제작비가 30억원에 이른다. 역대급이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플레이어라면, 왓챠플레이는 순수 토종 OTT. 왓챠플레이도 같은날 이어즈&이어즈를 독점 공개했다. 이어즈&이어즈는 지난해 영국 BBC에 이어 미 HBO에서도 방영된 드라마로 닥터 후의 작가인 러셀 T.데이비스가 각본을 담당했다. 공교롭다. 글로벌 넷플릭스는 토종 드라마를 내걸었고, 토종 왓챠플레이는 미국 드라마로 승부 중이다. 왓챠플레이는 드라마를 자체 제작하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최초의 글로벌 온라인 방송국이라면, 왓챠플레이는 온라인 비디오 가게다. 넷플릭스가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왓챠플레이는 타사에서 만든 콘텐츠를 가져와 보여주는 백화점에 가깝다.

서비스 내용이 다소 다르다. 덕분에 왓챠플레이는 넷플릭스와 단순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관계를 이루고 있다. 넷플릭스에 없는 히트작을 왓챠플레이에선 만날 수 있다. 왓챠플레이는 왕좌의 게임과 같은 희대의 드라마를 국내 독점 공개하고 있다.

왕좌의 게임은 미 방송사 HBO가 만든 판타지 드라마다. 탄탄한 스토리, 영화를 뛰어넘는 영상미 등 높은 완성도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HBO와 같은 CP(Contents Provider) 들에게 넷플릭스는 멀리하고픈 경쟁상대지만, 왓챠플레이는 협력사가 되는 것이다.

위협이 아닌 윈윈 관계다. 왓챠플레이는 폭넓은 동맹을 자랑한다. 디즈니, 소니, 20세기폭스, 워너브라더스, 유니버설스튜디오, 파라마운트, HBO 등 국내외 50CP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누적 별점수 5, 네이버 압도

왓챠플레이는 동영상 백화점, 그 중에서도 편집샵이다. 직원이 24시간 지키면서 이건 어때?’하고 족집게 추천을 해준다. ‘개인화된 추천에 특장점을 갖고 있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중퇴하고 2011년 사업을 시작했다. 관심 분야는 개인화, 자동화, 추천과 같은 것들이었다. 박태훈 대표가 다양한 분야 중 영화를 택한 건 가장 대중적이고 오래갈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었다. 또 영화에는 정량화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았다. 장르, 주연, 감독, 관객수, 평점 등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유리했다.

사실 영화를 고르는 건 꽤 성가신 일이다. 두 시간 짜리 영화를 보기 위해 한 시간 넘게 헤매기 일쑤다. 이때 누군가 내 취향을 잘 파악해 대신 추천해준다면? 다음 번에도 그곳에 찾아가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한 게 왓챠였다.

처음엔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리뷰 앱으로 시작했다. 이용자들이 매긴 별점을 바탕으로 각자의 취향을 분석하고, 개개인이 좋아할만한 영화를 추천해줬다. 선발주자 혜택을 봤다. 당시엔 앱 생태계가 막 조성되는 시기라 특별한 마케팅 없이 가입자를 많이 모을 수 있었다. 데이터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다. 누적 별점수가 5억이 넘는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보유한 별점 평가량 1100만개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왓챠는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사업 초기부터 기대를 모았다. 2012김범수 케이큐브벤처스(카카오벤처스의 전신)’1호 벤처로 선정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시 8억원 초기 자금을 확보했다.

2016년엔 수익모델을 구축했다. 구독형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출시했다. 사용자는 월 구독료를 내고 영화나 드라마를 온라인으로 무제한 시청할 수 있다.

초기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어려웠다. 콘텐츠 제공사업자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가입자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였다. 콘텐츠가 있어야 사람을 모을 수 있고, 사람이 있어야 콘텐츠를 모을 수 있다. 뭐라도 있어야 순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하필 같은해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했다.

넷플릭스 그늘에 가려 추가 펀딩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박태훈 대표는 넷플릭스보다 낫다며 큰소리를 쳤다. 개인화된 추천에 자신이 있었다. 실제 왓챠플레이에서 재생되는 동영상 중 70% 이상이 개인화 추천 기능에 의한 것이다. 그만큼 유용하고 이용자 신뢰도가 높다는 지표다.

 

유료구독 잔종률 70% 유지

추천 기능은 CP들에게도 먹혔다. 추천 기능을 이용하면 최신작이 아니더라도 이용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박태훈 대표는 CP들에게 이런 기대감을 팔았다. 그동안 왓챠를 통해 쌓아온 이력도 CP들에게 신뢰감을 줬다. 오랜 시간 꾸준히 접촉하며 글로벌 CP들과 관계를 구축해 나갔다.

국내 지사가 없는 HBO와는 계약에 2년이 걸렸다. 이후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킬링 이브 등 해외 유명 콘텐츠를 국내에 독점 공개하며, 왓챠플레이는 이용자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왓챠플레이는 정확한 가입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570만명(20196월 기준)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구독 잔존율은 70%에 이른다. 구독 잔존율이란 유료 구독으로 전환한 뒤 다음 달에도 구독하는 사람 비율이다. 왓챠플레이는 비가입자에게 2주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입을 유치하고 있다. OTT 업체의 연평균 구독 잔존율은 대략 35~40% 정도다. 이를 감안하면 고객 로열티가 상당한 셈이다.

왓챠플레이는 2018년 구글플레이에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앱 중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KDB산업은행, 네오플럭스, 아주IB투자 등이 투자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중소기업벤처부와 기술보증기금이 선정하는 차세대 유니콘중 한 곳으로 뽑히기도 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점쳐지는 벤처기업을 말한다.

왓챠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NH투자증권을 IPO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준비에 한창이다. 2021년 기업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로 확보한 자금을 해외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2018년 미국 캐나다 등에서 왓챠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했고, 올해 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분야를 더욱 확대하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영화에서 검증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웹툰, 음악, 게임 등 문화 콘텐츠 전 영역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모든 서비스를 개인화한다는 게 왓챠의 비전이다. 원대하다. 하지만 당장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해외 공룡기업과 경쟁 예고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업체간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이 이어지며 지각변동이 한창이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은 함께 손잡고 지난해부터 웨이브(WAVVE)’를 서비스 중이다. 웨이브는 방송사 채널을 실시간 스트리밍하는 차별적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름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방송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CJ ENMJTBC가 연합하는 새로운 OTT 서비스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이 새로운 합작법인에 합류할지도 관심사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도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왓챠는 이 거인들과 싸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즌2가 시작됐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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