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23개로 미·중보다 다양성 부족

우리나라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들에 견줘 수익성도 낮고 업종 다양성도 떨어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분석대상은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 조선, 철강, 화학 등 6개 업종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포브스 글로벌 2000’의 2019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을 대표하는 6개 제조업 업종의 영업이익률 평균이 5.4%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같은 업종의 국외기업 영업이익률 평균(9.4%)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치다.

업종별로는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20.9%로 6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뺀 세계 평균(25.5%)보다는 여전히 낮았다. 이밖에 화학 6.8%(세계 8.9%), 전자제품 3.7%(세계 5.3%), 자동차 2.4%(세계 4.8%), 철강 2.4%(세계 9.3%), 조선 -4.0%(세계 2.7%) 등 모든 업종에서 세계 평균과의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한경연은 “에너지, 유통·항공 분야는 물론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서도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계는 올해가 더 큰 걱정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업종 다양성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 2000’에 포함된 국내 기업 업종은 23개로, 미국(55개), 일본(45개), 중국(43개)에 크게 뒤졌다. 특히 2011년과 비교해보면 지난 8년 동안 국내 주요기업의 활동 반경이 정체돼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2019년 ‘포브스 2000’에 포함된 한국의 기업 수는 모두 62개로, 2011년(61개사) 대비 1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종 수는 2011년과 마찬가지로 23개에 머물렀다. 특히, 아이티(IT)·항공우주·의료·헬스케어 등 8대 신성장 업종을 따로 추려 보면, 우리 기업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크게 뒤처진다. 한경연은 “한국은 글로벌 먹거리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의 시가총액 또한 글로벌 기업에 크게 뒤졌다. ‘포브스 2000’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62개)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지만, 시가총액 합계는 8579억 달러(약 1057조원)로 12위에 그쳤다. 이는 한국 기업의 시가총액 규모가 그만큼 작은 편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2019년 평균 시가총액은 2724억 달러(약 335조원)로 세계 1위 기업인 애플(9613억 달러)의 28.3% 수준에 그친다. 한국 자동차 1위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312억 달러)도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1766억 달러)의 17.7%에 불과했다.
한편, ‘포브스 글로벌 2000’은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해마다 7월 매출액, 영업이익, 브랜드가치,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해 세계 2000대 기업의 순위를 발표하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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