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한국 수출이 두 달째 20%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한국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급격히 하락하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고용위축과 소비 여력 축소로 이어져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정부는 최근 수출 부진이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만큼 주요 수입국의 경기가 회복되면 반등할 것으로 낙관했다.

◇ 20대 수출 품목 중 16개 마이너스…자동차 수출 반 토막·반도체는 선전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23.7% 급감했다. 4월의 25.1% 감소보다는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20%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수출은 2018년 11월 3.6% 증가에서 12월 -1.7% 감소로 돌아선 뒤 올해 1월까지 14개월 내리 감소세를 이어왔다. 지난 2월 3.6% 증가로 깜짝 전환하면서 드디어 수출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듯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3월부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경기에 민감한 승용차 수출이 작년 5월보다 반 토막(-54.1%)이 났다.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물량이 늘어서다. 차 부품도 해외 생산 정상화가 늦춰지면서 66.7% 감소했다.

석유제품도 유가 급락 영향으로 69.9%나 급감했다. 휘발유·경유·항공유 등 글로벌 석유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석유화학(-34.3%), 철강(-34.8%), 디스플레이(-29.7%), 섬유(-43.5%), 무선통신(-22.2%), 가전(-37.0%) 등 20대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16개 품목이 대부분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나마 반도체(7.1%)와 컴퓨터(82.7%), 바이오·헬스(59.4%), 선박(35.9%)이 선전해 수출 감소 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반도체는 경기 하향 전망에도 18개월 만에 총수출과 일평균 수출이 모두 플러스로 전환했다.

전 세계 소비 수요 감소로 스마트폰 부품용 수출은 부진했지만,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늘면서 서버 및 PC가 호조를 나타내 수출이 늘었다.

수입 역시 유가 하락 영향으로 21.1% 급감했다. 4월 -15.8%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흑자로 전환했다. 4월에 2012년 1월 이후 8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뒤 한 달 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입이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반도체 제조 장비를 포함한 자본재 수입은 9.1% 늘었다"면서 "이는 글로벌 수요 위축 속에서도 기계·기계 부품 수입 등을 늘렸다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지속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미·중 갈등 격화 악재 …수출 언제쯤 회복할까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부진은 올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요 국가들이 생산을 재개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단기간 내 큰 폭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는 점도 우리 수출의 걸림돌이다.

미·중은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보안법 통과 등을 계기로 연일 맞대응 수위를 높이는 형국이다. 우리 수출의 1, 2위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면 한국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 한국 수출 가운데 대중 수출은 25.1%로 1위였고, 대미 수출은 13.5%로 2위였다.

그나마 5월 대중국 수출(-2.8%)이 비록 마이너스이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미국(-29.3%)과 EU(-25.0%)로 수출은 여전히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