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생존하려면 내년 하반기까지 대체 공급망 발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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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생존하려면 내년 하반기까지 대체 공급망 발굴해야”
  • 이권진 기자
  • 승인 2020.06.22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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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직격 인터뷰] 류종기 (한국시스템안전학회 이사)

지난 214일 중소기업뉴스에 특별 기고한 세계적 석학 MIT대 요시 셰피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제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팬데믹(Pandemic)은 영향 기간, 대상, 범위 등에 있어 그 어떤 재해, 재난보다 충격이 길고 크고 광범위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적 재난이라는 특수성과 개별 기업의 관리, 통제 범위를 넘어서 통상적인 위기대응 방안이 전혀 먹히지 않는 시계 제로의 상황으로 전개되는 형국입니다.”

4개월이 훌쩍 지난 현 시점에서도 요시 셰피 교수가 진단한 시계 제로의 상황은 더욱 짙어지고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주요 선진국 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각종 극복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불확실성을 제거할 열쇠는 없다. 세계 경제를 호령했던 글로벌 기업들도 코로나 시대에는 바짝 엎드려 팬데믹 태풍이 지나가길 가만히 기다리는 실정이다.

중소기업뉴스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세계 3대 경영컨설팅 회사들의 보고서 가운데 코로나 대응 전략이 담긴 리포트를 선별해 번역했고, 한국 미디어 중에 가장 빠르게 신속 보도해왔다. 그동안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 3대 컨설팅 기업들이 발표한 코로나 대응 보고서에는 공통적인 키워드가 있다. 바로 기업의 리질리언스(resilience)’. 즉 회복탄력성을 관리하라는 것이다. 이에 국내 기업의 각종 위기대응을 관리하고 리질리언스 분야에 있어 전문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류종기 한국시스템안전학회 이사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중소기업의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 지난 2000년 이후 크고 작은 경제위기들이 찾아왔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의 영향력을 개인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과거 역대급 대형 위기들이 줄줄이 소환하고 있는데요. 특히 파급 영향

과 충격, 규모 면에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자주 비교되곤 합니다. 당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는 카드로 쌓은 집이 붕괴하듯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위협했는데요.

심각한 신용 경색과 소비 위축은 황소채찍효과(Bullwhip-Effect)를 일으켜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는 수많은 기업들의 신용파산으로 이어졌습니다. 바이러스라는 외부 돌발변수에 의해 시작된 이번 코로나 사태는 소비와 생산 중단과 단절로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기업, 가계 등 실물 경제까지 무너뜨리는 복합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결국 세계경제의 상호 연계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여러 형태의 전염에 대한 취약성도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향후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금융이나 보건 문제를 포함해 전염성 강한 이벤트들은 종종 인적 네트워크와 밀접히 연결된 공급망을 통해 확산됩니다.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 산업재해, 테러 공격으로 인한 비즈니스 중단과 달리, 이러한 종류의 글로벌 위기는 여러 국가와 다양한 산업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큰 충격과 영향을 끼칩니다. 다시 말해, 물리적 재해, 재난은 대체로 분명한 지리적 진앙지를 갖고 있는 것에 반해, 금융위기와 팬데믹은 광범위한 불확실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해외 유수의 경영컨설팅 그룹들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위기대응 전략과 매뉴얼, 보고서 등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메시지 중에 공통적인 인사이트나, 눈여겨 볼 핵심 사항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그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사건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에 심각한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발 물러나 조직의 전략과 역량을 평가할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특히 많은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의 충격이 모든 기업에 중대한 고비이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을 가져오고 있으며, 특히 일부 기업에게는 비즈니스 환경과 경쟁 상황을 빠르게 바꿀 절호의 기회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가 경제·사회·문화 등 전역에 미치는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위기 속에 과연 개별 기업이 지속성장을 일궈낼 수 있나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헨더슨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과거 커다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초대형 위기 기간 동안 약 14%의 기업은 극한 환경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일구어 냈다고 합니다. 결국 역사적으로 도전적 시기에는 과감한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이 역경을 유리하게 바꿨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사실 전대미문의 위기에 대응하는데 명쾌한 해답을 주는 만능 매뉴얼이란 사실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해외 유수의 컨설팅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공적인 생존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 기업이 고민해야 전략적 핵심 메시지를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예외 없이 모든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리질리언스, 회복탄력성을 고려한 설계와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입니다. 안정적인 시기에 기업은, 규모를 키우고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사업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여분의 자원과 역량은 낭비적인 요소로 간주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여분’ ‘중복성이라는 것은 자연계든 사회 시스템이든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분이 회복탄력성 높이는 핵심

자본지출은 최대한 연기 바람직

장기투자 회수계약 체결도 고려

대체공급망 채널 분석·발굴 필요

사업환경 개선이 유턴유도 비결

최악상황 설정하고 대비책 마련

 

- 기업 비즈니스 업무 환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클라우드 시스템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유연한 모바일, 원격 근무 형태가 언제든 가능하게 됐고, 제조업의 생산 공정 역시 자동화, 무인화됐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중소기업의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당장 실천해야 하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전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를 겪은 학습효과도 있었고, 유연한 모바일, 원격 근무 형태가 가능하게 된 비즈니스 업무 환경 역시 이전 바이러스 감염 사태와는 달리 많은 기업, 조직들이 비상체제를 우선적으로 빠르게 가동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감염병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특히 고질적인 인력난과 자금 운용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다수 중소기업은 뚜렷하게 취할만한 대응 조치나 방안이 거의 없어 이전 위기들과 비교해서 형편이 크게 나아 보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그럼에도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점검하거나 보완할 방안에는 무엇일까요?

일단 중소기업은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공급망(Supply Chain)과 비즈니스 운영의 가장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깊이 들여다봐야 합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단기 목표 중 하나는 매입채무회전일수(DPO), 즉 거래 상대방에게 대금 지불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한 늘리고, 매출채권회전일수(DSO), 즉 대금 회수에 걸리는 시간은 최대한 당기는 것입니다.

 

- 실제 최근 몇몇 중소기업 CEO들을 만나보면 생존을 위해 모든 프로젝트에서 DSODPO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는 걸 봤습니다. 또 다른 점검 분야는 뭘까요?

현금 확보를 위해 (재고의 안전마진은 고려하되) 재고 보유 일수를 줄이고, 마지막으로 자본 지출은 연기하고 불가항력 조항을 활용해 장기적인 투자 회수 계약 체결을 고려해야 합니다. 사실 이러한 사항들은 회사가 재정적으로 당장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조치들입니다.

 

- 코로나 이후 제조 중소기업, 제조업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자체적으로 자급자족할 공급망 시스템이 중요해 졌기 때문인데요. 코로나 이후 제조업 생태계의 발전 방향을 어떻게 가지고 가면 좋을지요?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대응하는 리질리언스 확보의 중요성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이제 거의 모든 기업이 알게 됐습니다. 개별 기업 입장에서 당장 단기적으로 공급망 채널이나 시스템에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국내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긴밀한 무역관계에 있는 국가 대부분에 있어서도 영향과 충격이 장기화 될 것이 예상됩니다.

중소기업은 단기·중기·장기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체계 내에서 안전마진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중기적(2021년 하반기부터로 예상)으로는 가용한 대체 공급망 채널의 분석, 발굴해야 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정부 정책 인센티브 및 방향과 연계한 공급망 체계의 재구성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 요즘 국가별로 해외에 진출했던 제조기업의 유턴제도를 확대 중입니다. 본국으로 돌아오라는 건데요. 한국의 유턴기업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에 뭐가 있다고 보는지요?

기본적으로 기업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정부의 개입과 경제 단체 등 협회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시장, 경제, 사회 문제 해결에 앞으로 역할도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역량을 고려했을 때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정부나 협회가 주도해 우리 중소기업들이 진출해있거나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리스크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위기 징후 감지나 발생시 대응 가이드를 제시하는 서비스를 하는 방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유턴기업 확대를 위한 정책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오프쇼어링이든 리쇼어링이든 치열하게 생존과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에 보다 나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 끝으로 중소기업 CEO에게 당부할 조언이 있다면?

인간이 생존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공기, , 음식인데요. 공기 없이 3분을, 물 없이 3일을, 음식 없이 3주를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기업의 경우, 공기에 해당 하는 것은 바로 자금일 것입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한계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물과 음식이 무엇인지 각자 정의를 내려봐야 합니다. “필수 요소 없이 얼마 동안 우리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가?” “최대 허용 가능한 수준은 어디까지 이고, 어느 정도의 비상 상황(level of contingency) 까지 대비해야 하는가?” 스스로 계속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에서 실제 생존위기 상황을 상정하고 우리 회사가 어떤 대응과 준비를 해야 하는지 임직원이 모두 모여 모의훈련을 한번 같이 수행해 보는 것입니다. 워크숍과 모의훈련을 준비하면서 우리 조직의 리질리언스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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