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개성공단의 시범단지에서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개소식과 시범단지 입주기업 착공식이 개최됐다. 이로써 개성공단 개발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돌이켜 보면 남북정상회담이 있은 바로 직후인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개성공업지구 건설운영 합의서’를 체결했고 이로써 개시된 개성공단 개발사업은 그 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계속 지연돼 왔다.
그로 인해 개성공단 입주를 애타게 기다려 온 중소기업은 물론 남북경협의 성공적 진행을 기다려 온 많은 사람들을 애타게 만들었었다. 이제 관리위원회가 정식 업무를 시작하고 또한 시범단지 입주기업의 착공식이 있었으니 시범단지의 개발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는 북측에 귀속하지만 남측이 설립주체인 공단관리 및 공단내 행정업무 수행 등 입주업체의 편의를 돌봐 주는 조직으로 남한인력과 북측인력이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관리위원회의 주요 업무는 각종 인허가, 출입증 및 통행증 등 각종 증명서 발급 등의 입주기업 생산 및 영업활동 지원, 전력, 용수, 통신 등의 공단기반시설 관리업무, 치안, 환경 등의 행정업무 등을 포함한다. 관리위원회의 이러한 업무수행은 우리나라 통일부, 북측의 개성공단사업 감독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현대아산, 한국토지공사 등과의 긴밀한 협조체제하에 이루어지게 된다.

원산지 문제 등 해결과제
한편 이번에 착공식을 가진 시범단지 2만8천평은 1단계 개발예정지구인 100만평 내에 위치하며 15개 업체가 입주하기로 돼 있다.
이 가운데 13개 업체가 이미 대북협력사업승인을 받았으며 이들 업체들은 모두 연말까지 제품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빠를 경우 연말에는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을 것이 예상된다.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개성공단사업이 제대로 되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먼저 전략물자 반출과 관련된 것이다. 현재 개성공단으로 반출하는 물품 가운데 전략물자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우수한 품질의 물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급 기자재가 필요하므로 전략물자 반출이 쉽지 않으면 개성공단에서의 사업이 저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원산지 문제가 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의 판로는 크게 우리나라 내수, 북한 내수, 그리고 수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은 원산지 규정에 의해 북한산으로 표시된다. 이로 인해 개성공단 제품이 저가제품으로 인식돼 우리나라에서든 해외시장에서든 소비자들로부터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1백만평 조성 앞당겨야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의 북한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로 미국수출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또한 EU 및 일본 등에서도 품목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가 적용돼 이들 지역으로의 수출에도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문제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성공단사업이 남북간 경제협력의 차원에서 추진되지 않고 북핵 등 정치문제와 연계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개성공단사업은 상당히 불안정스럽게 되고 또한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 개성공단사업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쟁력 회복, 그리고 북한의 개방 및 경제회복 등 양측의 상생을 위한 민족차원의 사업이다. 그러므로 이 사업을 정치문제와 결부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개성공단은 서울에서 불과 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개성공단사업이 진척돼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개성공단에서의 낮은 인건비, 지가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발판으로 우리 중소기업이 고도화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지난 20일의 행사는 시범단지의 가동을 위한 것이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1단계 100만평 나아가 개성공단 전체의 본격적 가동을 알리는 행사가 있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개성공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송 장 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