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비전’ 이사장에게 듣는다] 한국피복공업협동조합 김연임 이사장
코로나19로 피복업계 직격탄...납품 미뤄지면서 자금난 심화
현장서 개선안 조기집행 시급 “세무 등 자문 지원에 힘쏟을 것”

섬유 및 봉제 산업은 전형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죠. 인력 고령화와 장비 노후화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여전히 많은 인력을 고용하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거의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산업전반에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섬유산업 활성화에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과 경기활성화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 2월 한국피복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연임 신임 이사장은 1987년 동문섬유 설립 후 30년이 넘게 의류제조업에 종사해 온 섬유업계의 큰 언니. 섬유업이 한국 경제성장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시절부터 최근 코로나 위기까지 현장에서 함께해왔다.

오랜 세월 수많은 위기와 기회 속에 기업의 성장을 이끈 그녀지만 피복 업계의 수장으로 맞은 코로나19는 섬유산업 전반에 가져올 파장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산업이 위축되면서 피복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습니다. 공공기관과 민간의 수요가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아예 끊겼죠. 지자체 등에서 준비하던 문화축제나 이벤트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행사에 활용하려던 단체복 주문이 없어졌고, 민간에서는 작업복 등의 주문이 끊겼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로 경영환경이 좋지 않던 피복업체 가운데는 이번 코로나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위기를 맞은 피복업체는 또 있다. 김 이사장은 교복 등 올해 납품을 준비하던 업체들이 코로나19로 물건이 쌓여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한다.

교복은 보통 겨울이 되기 전에 계약을 마치고 물건을 만들죠. 하지만 신학기를 앞두고 코로나에 따른 개학연기가 결정되면서 교복 납품도 늦어져 물건 값을 제때 받지 못한 업체가 많습니다. 또 중국에서 들어오려던 원단을 받지 못해 급하게 비싼 원단으로 대체해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 옷을 제작했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김 이사장은 이처럼 침체에 빠진 피복조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5000만원인 조합추천 수의계약제도의 한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공공계약절차 완화 방안에서 물품·용역에 대한 소액 수의계약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상향하기로 발표했지만 실행방안 발표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제도가 코로나19에 따른 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난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만큼 빠른 실행이 중요합니다. 특히 당장 도산을 눈앞에 둔 피복업체를 위해서는 제도의 실행속도를 높여 현장에 조기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김 이사장은 제도 마련과 함께 관련 기관과 담당 공무원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한 홍보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추천 수의계약제도는 중소기업협동조합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 제도입니다. 무엇보다 가격심사만으로도 물품구매가 가능해 구매 담당자의 행정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업계를 대표하는 협동조합이 공공기관과 계약을 하면서 조합에서 한 번 더 품질을 검증하기 때문에 공정하고, 품질도 믿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수의계약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실행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제도가 마련이 돼도 공무원이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제도가 활발히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공무원을 직접 만나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김 이사장은 조합 회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방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세한 조합 회원사가 많다보니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세무와 법률 분야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조합 차원에서 전문기관과 협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회원사가 쉽게 상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또한 업계의 선배로서 침체에 빠진 피복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인식개선 사업을 펼쳐 섬유와 피복이 코로나에 따른 경제 위기 회복에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피복공업협동조합

피복공업의 건전한 발전과 조합원 상호간의 복리증진을 도모하며 협동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통한 조합원의 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1962년 설립됐다. 각종 유니폼을 생산하는 120여개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고객만족의 유니폼을 생산하고자 공동구매·판매사업과 직접생산확인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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