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난12일 '2020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 발표
기업대출 8.4조↑, 가계대출 6.4조↑... 7월 통계집계액 중 역대 최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7월에도 기업과 가계 대출은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은 6월말보다 8조 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대출 증가액이 6조4000억원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 '2020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권 기업 대출은 955조1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8조4000억원 증가했고, 가계대출 잔액은 936조5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7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의 증가폭은 지난 4월(27조9000억원), 5월(16조원) 등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지 않지만, 역대 7월 통계 중에서는 가장 크게 증가했다. 또한 대기업 대출이 1조9000억원 늘어난 데 비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대출 증가액은 6조4000억원에 이른 만큼 꾸준한 동향 파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외불확실성 증가와 저금리기조를 원인으로 꼽았다.  정상준 중소기업중앙회 과장은 "대외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황에서 저금리인 지금 가능한 많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기업 자금조달 추이 [제공=한국은행]
기업 자금조달 추이 [제공=한국은행]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이 현상을 "6월의 경우 계절적으로 대기업이 대출을 상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업 대출 증가 폭이 많이 줄었지만, 7월에는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자금 수요도 있고 코로나19 관련 금융권 자금 지원도 이어지면서 기업 대출이 다시 늘었다"며 "특히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 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가계 대출은 올해 들어 3월(9조6000억원), 2월(9조3000억원), 6월(8조200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월별 증가액이고, 이또한 7월만 놓고 보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689조8000억원)이 한 달 사이 4조원 늘었지만, 증가 폭은 6월(5조1000억원)보다 줄었다.

가계 기타대출(잔액 245조6000억원)의 경우 3조7000억원 불었다. 6월 증가액(3조1000억원)보다 6000억원이나 많고, 2018년 10월(4조2000억원) 이후 21개월 내 가장 큰 월별 증가폭이다. 더구나 7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늘어난 기타대출의 대부분은 가계 신용대출이었다.

윤옥자 과장은 신용대출과 관련, "주택관련 자금 수요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6·17 대책 직전 활발했던 아파트 거래의 매매대금, 지난달 늘어난 수도권 아파트 분양의 계약금, 최근 전셋값 상승에 따른 자금 수요 등이 신용대출 증가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신(대출)이 아닌 7월 중 은행 수신은 17조3000억원 줄었다.

수신 종류별로는 언제라도 빼서 필요한 곳에 쓰기 쉬운 '단기자금' 성격의 수시입출식예금이 한 달 새 19조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기업자금 인출 등의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정기예금 역시 예금금리 하락과 지방정부의 자금 인출 등으로 7조원 줄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16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 등을 위해 빠져나갔던 은행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MMF(머니마켓펀드)가 11조6조원 불었고, 채권형 펀드도 1조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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