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6개월 겨우 버텼는데 …” 현장선 탄식만
대출·정부지원금 바닥, 대책 늦을수록 존폐 기로
중소·소상공인, 4차추경 등 대안 신속집행 기대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27일 점심시간대 서울 종로구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27일 점심시간대 서울 종로구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사 30년만에 이러다 망하겠다는 생각이 든다서울 종로구에서 30년 가까이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 A씨의 말이다. 1980년대 경제호황과 1990년대 IMF 경제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쳐 사스와 메르스까지 20평 남짓한 식당에서 겪어낸 A씨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이렇게 말했다.

2월말부터 5월까지 있었던 1차 확진 시기를 대응할 틈도 없이 당했다고 평가한 A씨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정부 지원 자금을 최대한 대출받았다고 한다.

정부 대출로 가게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면서 몇달을 버틴 A씨는 지난 4월쯤 인근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돌자마자 고객이 딱 끊겨서 죽을 것 같이 힘들었다이번주는 그때를 다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가족들과 하는 곳이라 추가 인건비가 없다보니 가게 임대료만 내면서 버티자는 심정으로 기존 거래 은행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기존 대출이 있어서 추가 대출을 많이 못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번 2차 코로나19 확산을 어떻게 버텨야할지 막막하다고 한다.

점심에는 정식, 저녁에는 회정식을 파는 A씨의 가게는 오래된 흔적으로 가득했다. 저녁시간대라 손님으로 가득찼어야 했지만 기자가 일행과 머물렀던 1시간 30분여동안 방문한 손님은 한팀에 불과했다. 때마침 이날 인근에서 확진자가 나온 날이기도 했다.

단골 고객들이 대부분 50~70대라는 A씨에게 값이라도 올려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A씨는 손님이라도 와야 가격을 올릴지 말지 생각해보는거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A씨처럼 이번 코로나 2차 대유행으로 신음하는 소상공인, 중소기업인이 상당수다. 대출로 혹은 긴축재정으로, 또는 기존 여유금으로 6개월 여를 가까스로 버텼지만 다시 버티기를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 이미 한번 활용한 카드를 다시 꺼내기가 힘들다. 정부와 정치권이 서로 이견을 내면서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결정이 늦어질 수록 중소·소상공인은 고통속에서 신음하게 된다. 중소기업계는 어떠한 형태로든 추가 지원책이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

2차 재난지원금은 정치권에서 최근 제기되고 있지만 지급여부와 범위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대립중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대표 후보는 지급자체에 부정적이었으나 최근 선별지급쪽으로 선회했다. 또 다른 당대표 후보인 김부겸 후보는 전부 지급하되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연말정산 등을 통해 환수하자는 입장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의견도 팽팽하다. 리얼미터가 지난 25일 발표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40.5%전국민에게 지급” , 36.1%선별적 지급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20.1%는 지급자체를 반대했다.

또 다른 카드인 4차 추경은 지난달 중순부터 전국을 강타한 장마로 이미 논의가 있었지만 정부가 확실히 선을 그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미래통합당 이종배 의원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를 보는 계층을 위해 4차 추경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에 “3차 추경 재원도 9조원 이상 집행이 안 되고 있고, 그 외에 긴급고용안정지원금 22000억원도 집행 중이라며 무조건 재원만 확보한다고 능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최근 폐업하는 상점들이 늘면서 중고 주방기기 상점들이 모여 있는 서울 황학동 거리는 사람대신 중고 주방기기들이 거리를 채우고 있다.
최근 폐업하는 상점들이 늘면서 중고 주방기기 상점들이 모여 있는 서울 황학동 거리는 사람대신 중고 주방기기들이 거리를 채우고 있다.

한국은행, 현대경제연구원 등 국내 기관들은 일제히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27일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하향 조정한다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경우 0.4%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웅 조사국장은 지금의 코로나 재확산이 올해 겨울까지 이어질 경우 성장률이 -2.2%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 여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고려하지 않았다.

3단계로 격상되면 10인 이상의 모든 모임은 금지되고 대부분의 직장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만큼 경제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여지가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0%로 예측했고, 지난 4월에는 플러스 성장(0.3%)을 예상했던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지난 23일 발간한 ‘2020년 한국경제 수정 전망보고서에서 마이너스 성장(-0.5%)으로 하향 수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상반기 코로나19로 주요국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했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제약과 수요 침체 등 불확실성을 고려했다면서 “ W자 형태의 이중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코로나 2차 위기에 대응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은 의료와 방역 붕괴를 막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강력한 방역조치가 민간경제 활동에 부작용을 미치지 않게 하는 보완대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웅 한은 국장도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GDP에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것이 우려스럽다업종별 데이터를 보면 1차 재난지원금이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6일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수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서경제영토 확장이라는 비전을 가진 적극적인 대외경제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탈세계화 등 수출을 주 성장동력으로 하는 우리로서는 상당한 도전이 예상된다고 우려하면서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세계경제질서에 대비한 대외경제비전과 구체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태규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대외경제정책을 위기대응정책에서 경제영토 확장이라는 비전의 성장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위기 이후의 시대를 대비했던 과거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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