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전자오락실 게임’이라 불리는 아케이드게임 산업이 죽어가고 있다.

‘영상물 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지나친 규제가 이같은 아케이드게임 산업의 위기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게임제작업협동조합 및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97·98년 펌프잇업(Pump-it up), 이지투디제이 등과 같은 댄스기기의 선풍적 인기와 함께 게임장이 2만5,000여개에 달했지만 최근 2∼3년새 절반 이상이 줄어 현재 1만여개가 영업중이다.

게임장 폐업이 하나둘씩 늘자 게임 유통업체들도 이에 따라 떠나고 있으며 게임 제작자들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아케이드게임 산업 몰락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

■게임 현황= 아케이드 게임은 가정용 비디오게임, PC게임, 온라인게임 등과 같이 게임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최근 PC·온라인 게임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규모만을 놓고 볼 때 아케이드게임시장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457억달러다. 이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업소용(아케이드) 게임이 267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8%를 차지하고 PC게임은 6%, 온라인게임은 5%에 불과하다.

이처럼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아케이드 게임산업이 쇠락할 경우 결국 유망한 고부가가치 수출품목 하나를 잃게될 뿐만 아니라 게임산업 후진국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게임산업 종사자 및 관계자들은 “국내 아케이드산업 몰락에 대해 문화관광부 산하의 영등위가 상당한 원인을 제공했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영등위는 지난 99년 6월 설립돼 영화, 비디오, 게임, 공연, 음반 등을 매체별로 등급분류하고 청소년 유해성여부를 결정하는 일을 해왔다.

영등위가 비난받는 가장 큰 원인은 구성원들의 전문성 결여부분이다.

한국게임제작협회 관계자는 “교수, 시민단체대표 등 비전문가들이 대부분 위원을 맡다보니 판결자체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게임을 이해하지 못한채 청소년 보호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18세 이상 성인물의 경우는 대부분 등급보류나 등급불가 판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겜블링(gamling) 기기 수출로 일본, 대만, 동남아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는 ‘ㅇ’사 관계자는 “모든 게임은 유행시기가 있는 만큼 한번 때를 놓치면 모든 게 그만”이라면서 “애써 개발한 제품이 영등위의 보류·불가판정을 받을 때 게임제작자는 창작의지가 꺾이고 게임산업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게임제작업협동조합 정은용 사무국장은 “영화에서 모두 허용되는 내용들이 게임에서는 통과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게임이 제대로 평가되고 게임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영등위를 구성, 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